언어 관련 도서 - eon-eo gwanlyeon doseo

사진출처 알라딘
세부관련학과언어문화학부, 관광외국어정보학과,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언어문화콘텐츠전공, 언어인지과학과, 언어정보학과, 언어학과, 외국어문학군관련직업광고·홍보전문가 , 언론인(기자, PD, 아나운서 등) , 언어임상가 ,언어치료사 , 작가 , 출판물기획자 , 통·번역가관련자격관광통역안내사 , 국어능력인증시험 , 사서 , 외국어번역행정사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학과개요인간과 동물을 구분짓는 가장 특징적인 것 중 하나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언어학과에서는, 이처럼 중요한 ‘언어’의 본질과 언어 현상을 관찰하며, 나아가 인간 본성에 대한공부도 하게 됩니다. 언어학과는 궁극적으로 언어에 대한 탐구 및 응용을 통해 21세기 지식정보 사회의 핵심 인재를 키웁니다.

공부하는 주요 교과목

어휘론

어휘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그들의 과학적 분류에 대하여 공부하며 사전을 만드는 기술에 대하여 배웁니다.

언어와 정보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로서의 언어에 대하여 탐구하며 언어와 연관된 정보처리 기법을 배웁니다.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인간의 가장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인 언어를 이해하기 위하여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기초를 배웁니다.

언어의 이해

다양한 언어현상에 대한 예시와 토론을 통하여 그 현상들에 관하여 개괄적으로 배웁니다.

인간과 기호

인간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인 언어를 기호체계로 간주하고 이와 다른 기호체계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배웁니다.

언어와 논리

언어학을 전공하는데에 필요한 기초 지식으로서 집합론, 관계, 함수 등 익숙한 수학적 개념들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작업을 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연언어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명제논리/ 술어논리를 배웁니다.

언어콘텐츠

언어학 연구 결과가 실제 응용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서 특히 이를 교육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컴퓨터를 이용하는 연구 영역에 대하여 배웁니다.

언어와 인지

언어의 본질과 사용 등 전반적인 특징을 개관하고 과연 이러한 인간의 자연언어가 인간의 인지 체계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발달하며 변화하는지 배웁니다.

세계의 중심이 되길 원하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되는 언어의 비밀
‘글로벌’한 시선을 가진 청소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꽤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그러나 ‘글로벌’한 시선을 가지고 ‘세계인’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내용 말고는 논의된 내용이 없다.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서 다수가 사용하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왜 ‘영어’ 공부가 필요한지, 도대체 글로벌한 세계인을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까지 이루어진 고민은 단순한 수준이라고 할 것이다.
글로벌한 관점을 가진, 글로벌한 세계인이 되기 위해서 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가? 왜 ‘언어’ 공부가 그 모든 것에 선행되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세상과 소통하는 ‘언어’가 없었다면 ‘글로벌’이란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언어’는 모든 의사소통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언어의 기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세계인으로서 교양을 쌓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청소년을 위한 언어란 무엇인가』는 이런 맥락에서 ‘말’과 ‘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독특한 교양서다.

자동차 ‘소울(soul)’광고에 나오는 노래는 세계 공용어를 상징하는가?
이제 다시 질문해 보자. 이처럼 세계인의 소통과 글로벌 시각이 중요하다면 모두가 공평하게 세계언어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 19세기 말부터 이런 시도는 이루어졌다고 말이다. 하나의 언어를 만들기 위한 시도는 200여 년이 넘는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특히 세계 공용어를 만들자는 취지로 생겨난 에스페란토 어는 세계적으로 100만에서 500만 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다.
‘소울’ 광고에 나오는 노래를 기억하는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도레미 음계로 노래를 부르면서 박자를 두드린다. 이러한 음계가 세계 공용어가 될 수 있다고 이미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한 음악가는 인류가 음악을 통해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도레도’는 시간, ‘도레파’는 일주일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점이 있다. 이것을 익히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기억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 공용어의 강력한 적은 ‘영어’이다. 이미 많은 인구가 쉽게 사용하고 있는 언어 대신 다른 대체어를 만드는 일이 오히려 영어를 공부하는 것보다 복잡한 일이 되어 모두가 ‘귀찮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용어가 ‘영어’가 되더라도, 그 영어는 지금과는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한다. 이렇게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언어’에 관한 다양한 고민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전달해 준다.

하버드 박사 장영준 교수가 한국 실정에 맞게 감수하고 집필한 책!
이 책이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가지는 특별한 장점은 바로 하버드 대학에서 언어학으로 박사를 받은 세계적인 언어학자 중앙대학교 장영준 교수가 감수하고, 한국 실정에 맞도록 직접 집필한 원고가 포함된 점이다(3장, 7장, 9장, 13장과 각주). 장영준 교수는 인간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언어에 대해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들이 쉽고 재미있게 담겨 있다며, 한국 청소년들에게 강력한 추천의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장영준 교수는 “왜 감4(감사), 밥 5(바보), 10C미(열심히) 등을 쓰면 안 되는가”라는 청소년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청소년들이 이런 말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답과 함께, ‘언어’가 가지고 있는 경제성에 대해 설명한다. ‘언어’는 인류가 인류인 이래로 만들어진 인간 최고의 발명품이기 때문에, 나름의 논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언어’에 관한 보편적인 교양부터, ‘한국어’라는 구체적인 언어에 관한 내용까지 균형 있게 다뤄져 있다.

이 책은 이렇게 국어교과서에 늘 나오는 ‘말’, ‘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소개해 주는 책이다. ‘인간은 언제부터 말을 했을까?’, ‘동물도 말을 할 수 있을까?’, ‘세계가 공용하는 언어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등 작은 내용부터 깊이 있는 내용까지 모두 담겨 있어 글로벌 시각을 가진 최고의 인재가 되기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언어에 대해 관심 있는 성인 독자들에게도 손색 없는 교양서다.

책은 옮긴이의 말까지 포함할 때 432쪽에 달하는데 본문은 40장으로 구분되어서 한 장당 분량은 10쪽 남짓이다. 언어라는 주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부담감을 줄여 접근할 수 있도록 분량을 조절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어렵지 않으리라는 기대감도 준다.

  각 장은 앞 장의 내용들을 이어 받아 논의를 전개하므로 순서대로 읽어야 헷갈림이 적겠다. 산 위에 떨어진 빗방울 하나가 계곡을 타고 내려오면서 가는 물줄기를 이루고 강을 만들었다가 바다로 흘러드는 흐름과 같이 책의 내용은 장을 거듭할수록 논의의 규모를 키우거나 모양을 바꾸므로 순서를 따라 읽어야 흐름을 타고 책을 이해할 수 있다. 중간 중간 발췌해서 읽으면 절대로 안된다는 뜻은 아니다.

  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다. 사용된 낱말이나 표현, 문장 들은 가독성 높게 구성되어 글쓴이의 논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예문이 모두 영어 낱말, 영어 문장인데다 영어의 구조를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이를 불편해 할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 문장은 대체로 쉬운 편이며 번역문이 붙어 있다.

  책의 목차에는 40개의 장을 1, 2부 등의 방식으로 따로 묶어 분류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진행 경과에 따라 발성을 통한 의사소통의 시작과 고도화, 글을 통한 의사소통 등으로 몇 장씩 묶어 구분하면 책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아 임의의 분류를 적용해 리뷰를 쓴다.

발성을 통한 의사소통의 시작과 고도화

책의 처음은 베이비 토크다. 베이비 토크란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기에게 어른들이 보여주는 표현 방식이다. 여기에는 어른끼리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등장하지 않는 구술 언어와 표정 언어가 동원된다. 아직 말을 할 줄 모르는 아기는 이 과정을 통해 인간 언어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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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는 아이가 되는 단계를 향해 가면서 표현 능력도 늘어난다. 처음에는 울음소리로, 그 다음에는 쿠잉(Cooing)으로, 이를 넘어서면 옹알이로 의사를 표현하면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든다. 그렇다고 아기가 자신이 내는 소리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그저 발성 기관을 통해 소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아기는 옹알이 단계를 지나가면서 언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리듬과 억양을 배우기(P.23)시작한다.

  억양의 높낮이가 성대의 진동 횟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정보는 흥미롭다. 진동 횟수가 많아지면 높은 음을 내게 되고 진동 횟수가 줄어들면 낮은 음을 내게 된다. 앞으로 누군가 소리를 높여 내는 사람을 보게 되면 저 사람 지금 성대의 진동 횟수가 초당 300회를 넘겠군.”하고 얘기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유성음과 무성음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명확히 알게 되었다. 각 발성기관의 역할을 설명하는 내용이나 정확한 발성, 발음이 상당한 훈련을 거친 후에 나오는 산물이라는 설명은 신체 기관의 가치를 새삼 일깨운다.

  첫 장에서부터 글쓴이는 우리가 발성 언어를 습득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내 아이들은 어땠었지?”하고 추억을 더듬기도 했다. 정확히 그 시기를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뭔지 모를 소리를 내던 모습, 옹알이할 때 받아주던 어른들의 모습, 처음 내던 단어가 맘마였는지 빠빠였는지를 두고 즐거워하던 내 배우자와 나의 모습 등 행복한 기억이 떠올랐다.

  책의 한국어 제목이 <언어의 역사>인데 왜 한 개인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이토록 자세히 설명하는 것일까? 이 의문은 이어지는 내용을 만나면서 곧 해결된다. 인류가 언어를 개발하고 고차원의 커뮤니케이션에 그 언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경과를 아이가 언어를 익히고 사용하는 과정에 빗대어 알기 쉽게 풀어쓴 것이다. 아이의 사례를 통해 인류 전체의 언어의 생성과 발전이 말하기, 듣기, 읽기와 쓰기 영역에서 어떤 양상으로 이루어졌는지 추정할 수 있게 된다.

글을 통한 의사소통

앞의 단계를 넘어서면 글을 통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수단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철자법, 구두점을 비롯한 각종 문장부호, 어휘 및 표준 문법 등이 이 수단에 해당한다. 이 영역을 읽을 때에는 처음 영어를 배울 때 단어와 문법을 머릿속에 집어넣기 위해 연습장을 까맣게 채우던 기억이 생생해졌다.

  영어의 철자는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다른 나라 언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 보면 쓸데없어 보이는 철자, 예를 들어 ghost에서처럼 발음되지 않는 h가 사용되는 이유 등이 다른 언어의 차용에 기인함을 알 수 있다. 이건 인쇄술의 발달과도 연관된 문제이다. 그 전에는 소리 나는 대로 철자를 쓰다가 공통의 문자로 표기할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표기를 일원화하려는 방향성과 식자공의 언어 습관 등이 결부되면서 나타난 현상인 것이다. 언어에 수많은 문화 현상이 녹아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낱말에 여러 표기법이 존재하는 이유도 나온다. 영어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확산되면서 같은 뜻의 낱말의 철자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겼고 출판업/인쇄업이 발달하면서 출판업자, 인쇄업자의 편의 등에 따라 철자가 달라진 게 계속 사용되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는 한국어의 표준 철자법 개발 사례가 궁금했다.

  문법에서는 문장 형식, 단수와 복수, 비교법 등을 들어 표준 문법을 우선 설명한다. 글쓴이는 표준 문법이 계급의식이 낱말을 쓰지는 않는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그 자체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표준 영어 문법이라는 것도 원래는 대다수가 지역 방언을 사용하는 하층민이나 평민과 자실들을 구분하기 위해 상류층에서 개발한 하나의 방법이었다(P.133). 그렇다고 길거리 문법의 가치를 부인하지도 않는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문법을 연구하고 익혀야 한다는 주장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 낱말에 여러 의미가 담긴 배경에는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있다내 추측이다. 그 낱말이 어떤 문장 구조에서 사용되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낱말이 문장으로 구성되지 못하고 그저 나열된 상태에 그친다면 우리 모두는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문법 체계에 의해 조합된 문장은 우리에게 정확한 맥락을 알게 한다.

  결국 누구나 일정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면 습득할 수 있는 언어의 표준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의 지성을 끌어올리고 인간과 인간 아닌 것, 더 나아가 인간 종족 간의 차이를 벌리는데 기여했다는 생각에 다다르게 된다. 이런 표준은 발성 영역에서가 아니라 문자 영역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언어

악센트와 방언이 말을 하는 이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설명은 새롭지 않지만 악센트가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일 수 있다는 해석에는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런 악센트와 방언이 다중 언어의 영역과 결합하면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확대됨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다른 언어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거리상으로 인접한 두 집단이 사용하는 언어에 차이가 있을 때 이게 방언인지 별개의 언어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책의 예시는 이 차이를 잘 설명한다.

말과 글의 시작과 발전, 그리고 소멸

말과 글의 처음은 어떤 양상이었을까? 당연히(?) 최초의 모습을 알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에 근거해 아마 이러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은 제시한다. 말의 기원은 대략 기원전 10만 년경으로 추정하며 기원전 8천 년경부터 활성화된 게 확실하다고 한다. , 즉 문자는 말의 발생 이후 일종의 기호로부터 발원해서 차츰 말을 글로 옮기는 표기 단계로 넘어간다. 인류 발전사에서 최초의 진정한 글쓰기 체계는 설형문자다(P.177). 책을 읽다보면 문자를 이용한 의사소통의 발전이 지금의 문명을 만들어낸 밑바탕이라는 생각이 강해진다.

  수화가 나오는 장은 고마웠다. 이 역시 언어임을 깨우쳐주기 때문이다. 다른 언어권에 사는 이들이 수화로 커뮤니케이션할 때 수화통역사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수화가 언어임을 부정할 수 없겠다. 수화에 대한 내용 중 다음은 같이 나누고 싶다.수화는 결코 단순한 원시적 몸짓이 아니라 구어와 문어 못지않게 복잡하고 유용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언어다(P.199). 수화 역시 움직이고 바뀐다.

  사라져가는 언어에 대한 얘기에 다다라서는 생각이 많아진다. 앞으로 100년 동안 사라질 언어가 3천개에 이르리라는 전망은 언어 역시 진화의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런 현실을 보면 그 언어 위에 정립된 누군가의 정체성이 보편성 아래로 소멸한다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변화하는 언어

살아있는 언어는 모두 변한다(P.222).이것은 우리의 삶이 변화하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 된다. 그 변화는 변형되는 모습에 한정되지 않고 언어가 드러내는 이미지에 따르기도 한다. 어떤 글자체와 폰트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광고 메시지의 효과가 그에 해당하겠다.

  변화하는 언어의 모습은 사람들이 가닿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볼 수 있다. 언어의 사용 형태는 직업,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 등에 따라 달라진다. 직업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 표현이 구분된다거나 그 영역에서만 통용되는 은어, 속어, 줄임말 등이 예가 될 것이다. 일부에서만 사용하던 언어가 어떤 계기로 확산되어 일반화되면 그 언어는 주류의 세계로 편입된다. 글쓴이는 변화하지 않는 언어는 없다는 관점을 견지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런 변화를 따라가는 사전의 기능과 역할은 그리 재미있지는 않지만 읽어둘만한 내용이다. 사전이 흥미로워지는 건 어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부터다.

그 말과 글은 어디에서 왔나

이 책 가운데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어원, 지명, 인명, 언어유희 등 어찌 보면 언어의 본류에서 살짝 비켜선, 에피소드 같은 글을 맛볼 수 있다. 각 장마다 좀 더 많은 내용을 담았더라면 하고 바라게 되었는데 인명과 지명 등에 녹아든 인간의 모습을 추적하는 재미가 꽤 괜찮기 때문이다. 뭐랄까, 잊혀진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여러 낱말의 근원을 추적하다 보면 일종의 공통 조상 같은 뿌리에 잇닿아 있음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과거에 사용하던 어휘의 숫자에 비해 현대로 가까워지면서 어휘 사용량이 늘어난 게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by'로 끝나는 타운은 원래 바이킹족 침입자가 거주했던 농장 혹은 마을(P.289)이라는 설명은 재미있지 않은가? 수수께끼 풀이 같은 어원 추적은 늘 흥미진진하다.

  컴퓨터와 휴대폰의 등장으로 발생한 이메일, 문자메시지 및 SNS 등이 언어에 미치는 영향을 보자. 그런 것들이 나오기 이전과 이후를 어느 정도 기억하는 입장에서 각각의 상황은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다. 더 긴 시간이 흐르면 비슷하지만 그 용법을 따로 배워야 알 수 있는 이중 언어와 같아지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게도 된다. 예기치 못한 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어법을 만들어내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목도하는 중이다.

언어의 역할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주요한 도구이지만 의사소통 기능만 수행하지 않는다. 언어는 특정 정보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언어를 사용해서 감정을 표현함은 인간이 이성의 존재임을 깨우친다. 말이든 글이든 수화든 언어를 통해 감정을 드러낼 때에는 보통 그 감정을 정제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의 선택은 우리가 말하고 쓰고 수화를 할 때마다 요구되는 최상의 덕목이다(P.363).

  그리고 책의 설명을 읽고 나니 언어학과 응용언어학의 차이가 보인다. 조금 다른 영역에서 인간의 가치를 제고하는 기능을 각자 수행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조금 더 있지만 책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각각의 언어가 품고 있는 비밀 같은 건 책에 나오지 않는다. 다만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 같지만 마치 공기를 호흡하듯 그저 자연스럽게 익혀 익숙할 뿐 언어의 작동 방식과 연결 구조의 세세한 배경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가려졌던 모습을 밝혀 보여준다. 이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 들이는 품이 엄청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개인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인간 전체 차원에서도 그렇다. 이를 깨닫고 나니 언어라는 게 문화적 밈이라 혼자서 어찌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아름답게 그리고 적확하게 말하고 쓰고 전달해서 언어의 가치를 높이는데 동참하고 싶어진다.

  글쓴이는 언어가 지닌 다양성, 어찌 보면 복잡성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다. 그리고 그 다양성은 모두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획일화할 수 없음을 줄기차게 주장한다. 아마 언어가 그러하듯 우리들도 서로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고 카오스의 힘을 믿어보라고 얘기하는 듯하다.

  언어가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그 첫 문을 열어주는 교양서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게다가 이런저런 상식도 많이 채워 넣을 수 있다. 알파벳이 그리스어 알파와 베타에서 유래했다든가 대문자를 upper-case라고 하는 이유 같은 것들 말이다. 같이 어울려 살아가는 종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늘어나는 감정도 갖게 된다. 읽는 내내 즐거웠다.

P.S. 

겉표지를 씌운 모양도 괜찮지만 겉표지를 제거했을 때 보이는 연두색 바탕의 표지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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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