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망하는 과정 - jaesu manghaneun gwajeong

재수 망하는 과정 - jaesu manghaneun gwajeong
독학재수 개망하는 과정

ㅇㅇ 2021.11.17 15:55 조회218,346

현역때도 공부 안했으면서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독학재수에 뛰어들었다는 전제임. 수정 후 재업

1월~2월 재수가 결정나고 마음이 뒤숭숭하지만.. 목표 대학을 재설정 하면서 아직 시간 많으니까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으면서 살짝 설레기도 함. 수험생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이것저것 정보를 모음 선택 과목은 뭐가 꿀인지 인강 강사는 누구로 정할지 커리큘럼은 어떻게 짤지. 개념부터 다시 하기로 결정하고 개념서를 사서 깔짝깔짝 댐. 친구들에게는 재수 끝나고 연락 하겠다면서 인간관계 단절 시키고 인스타 유튜브 등등 지우고 새로운 마음으로 머리도 자르고 게임도 끊고 재수 시작. 이때 시작 버프로 달려나가는 애, 아직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하자는 애로 나눠짐

3월 정신 차려보니까 벌써 3월임 이번달은 모의고사도 있고 패딩을 벗고 날이 풀리면서 슬슬 긴장감이 든다.. 1월 2월에 개념을 어중간하게 끝내놨기 때문에(사실못끝냄) 이번달 공부 계획을 개념인강 위주로 빡세게 짜고 며칠간은 열심히 함.. 그러다 3모가 찾아옴 독학 재수다 보니까 따로 모교에 전화해서 재수생인데 모의고사 신청 되냐고 물어봄.. 당연히 현역들이랑 같은 반에서 시험 쳐야함^^ 모의고사가 끝난날에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반응을 보면서 "아 3월인데 아직 충분하다 6월에 성적 떡상시킨다 ㅋㅋ" 하다가 3월이 끝남

4월~5월 이때까지 개념을 못끝내다가 정말 ㅈ됐음을 느끼고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함 남들 다 1월부터 시작하는데 4월에 정신 차린 자신을 한탄하면서 개념인강을 ㅈㄴ 열심히 들음 기출도 병행하면서.. 수험생 커뮤를 보니 남들은 벌써 드릴에 n제 풀고 있음 정작 본인은 드릴은 커녕 수능특강마저 안펼쳐봄. 그래도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하루에 16시간씩 미친듯이 하면 되지" 라는 미친소리를 하고 앉아있다

 6월 이때부터 정신이 망가지기 시작함.. 중요한 6모는 6월 초반에 있기 때문에 행복회로 돌리며 6월 계획 세우는것도 불가능함 "그냥 6모 보러 가지 말까?" 라는 생각이 듦.. 아직 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니까 라는 ㅂ.ㅅ같은 핑계를 대며 6모를 스킵하고 걍 시험지만 받아옴 나중에 실력 올리고 볼 생각으로. 지금까지 뭐했나 후회를 하면서도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거기에 정신과 함께 몸도 망가지기 시작함.

7월 운동도 안하고 집에만 쳐박혀 있으면서 바닥나던 체력이 이때 피크를 찍음 몸이 10년은 늙어짐 자도자도 피곤하고 내몸이 내몸같지 않게됨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수면시간은 점점 늘어남 10시간 그 이상 자는 날이 많아짐.. 사실 아프긴 개뿔 현실도피성 수면임 공부도 별로 안하는데 놀지도 않으니까 그날이 그날임 여기서 밤낮도 바뀌어 버림.

8월 6월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임. 9월 모의고사가 한달이 채 안남음.. 8월이면 휴가철이니 가족이 나한테 휴가를 가자고 제안함 맨날 공부 안하는 모습만 보이는데 공부 하겠다고 집에 남기도 뭐해서 리프레쉬 할 겸 2박3일 휴가를 다녀옴.. 물론 휴가가서 공부할 책을 챙겨가지만 가서 할거같음? 안함. 이때즘엔 내가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도 모호해져서 걍 ㅂ.ㅅ같은 나날을 보냄 "밤 새면 되지, 내일 하면 되지~ 이때 시작하는 반수생도 많은걸 ㅎㅎ" ㅇㅈㄹ. 난 공부 안하는데 남들 공부하는거 보기 힘드니까 수험생 커뮤도 삭제해버리고 완전히 고립됨.

9월 하하 벌써 9월 모의고사네. 근데 9모고 뭐고 이미 공부를 놔버렸음 9모? 안봄. 아 두달의 기적 가보자고 하는 이상한 소리나 하고있음 "누구누군 3달만에 어디 갔다는데 내가 못갈거같음?ㅋㅋ"라고 합리화 함. 근데 이때 정신상태 자체가 말이 아님 책상에 앉기만 하면 목을맬까 밖에 뛰어내릴까 이딴 생각이나 하고 있음 긍정적인 감정은 사라진지 오래고 입엔 자살이라는 단어가 붙음

10월 다음달이 수능임. 어떻게 다시 공부는 해야할거 같은데 안한지 너무 오래돼서 개념은 다 까먹고 손에 안잡힘. 에이 한달 남았는데 개념 10일컷 하고 나머지 20일 실모풀면 되겠지.. 라는 이상한 소리나 하고있음 정신은 완전히 붕괴된 상황. 사람도 안만나고 sns도 안하니까 지금 내가 어떤 처지인지 체감도 안되고 현실감각은 저 지하바닥에 있음. 허나 10월이란 숫자에 압도된건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괴로워지면서 제발 신이시여 시간을 100일전으로라도 돌려주세요 하고 간절히 비는 자신을 보게됨..

11월 곧 수능이란게 안믿김. 이때는 삼수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함.. 근데 이 패턴이 작년에 공부 안해놓고 "재수해야지~" 라고 했을때랑 너무 똑같아서 소름이 돋음.. 괜히 "너 그딴 마인드로 재수 한다는거면 내년엔 삼수 거리고 있을걸" 이라는 조언을 하는게 아닌걸 뼈저리게 느끼고 뭔가 매우 잘못된걸 느낌 근자감은 모두 사라지고 자괴감만이 남음

내 얘기임. 내일이 수능이네.. 아무 생각이 없다. 나같은 사람이 많아서 독재를 말리는거구나 생각했어 써보니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았던거 같다. 깨달은건 정신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거, 재수때 운동 하나쯤은 했어야 한다는거,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단거, 자만심은 가질만한 사람이 가져야 한단거. 독학재수 잘 생각하고 했음 좋겠다.

+ 내가 얻은 정신병 : 우울증,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뇌 기능 저하

모바일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30대 회사원 의대지망생입니다 

오늘은

구체적인 예시를 하나들면서 왜 재수를 가급적이면 권장하지

않는지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A라는 친구는  이름있는 명문고등학교 출신입니다.

학창시절 공부를 못한게아니엇어요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늘 상위권을 유지합니다.

A의 꿈은 의사입니다.처음 수능을 쳤을때 의대와는 먼 성적이나와서 재수를 선택했습니다.재수때  인서울 공대급 성적이 나왔는데 도저히 받아들일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꿈과 현실의 간극이 너무 컷기때문입니다

본인성적이 2~3등급에 머문다면 이런 문제점에 직면하게됩니다.

각종 수기를 읽어보니 각종 인강 선생님들 자극영상을 보니

조금만 더하면 조금만 이과목만 하면 이 인강만 듣는다면 

충분히 의대에 도달할수있을것만 같습니다.

결국 인서울 공대에 적만 걸어놓고 삼수의 길을 걷습니다.

그러나 삼수에마저도 의대 진학을 실패하고맙니다.성적은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큰 상실감에 빠진채로 인서울 공대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a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첫번째로 본전생각이 납니다. 그냥 현역때도 이학교 근처는

들어갈수있었는데 굳이 왜 2년을 날렸을까..차라리 이럴바에

시간을 만회할려면 의대를 가는수밖에 없을텐데..또 4수생각이 납니다.

두번째로는 자존심이 많이 상합니다.

이미 친구나 친척들한테는 의대간다고 떠들고다녔고 어디가서도

공부잘한다는 소리듣고다녔는데 삼수해서 이정도대학이라니..

내가 그래도 이정도 급보다는 높은것같은데..두살 어린애들이랑

같이 다녀야하나..

이런저런 이유로 상실감 열등감이 쌓이면서

학교에서는 거의 아싸로 지내게됩니다.

그리고 군대를 가죠..군수를 준비하였으나 고된일과로 

기대만큼 공부하지 못했고

제대후 다시 수능준비를 합니다.

기왕늦은거 확실하게 준비해서 의대를가자.그래야 본전도 되찾을수있고

다른앞서가는 친구들도 따라잡을수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나는 현재본인학교급 이상이다는 우월감까지도 갖고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실패하는 a군..

이제는 26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전까지만해도 내가 조금만하면 의대를 갈수있다는

자신감은 가지고있었으나 이번실패로인해 뭘하든 의대를 갈수없다라는 패배의식이 머리속에 자리잡습니다

결국 26살의 나이로 인서울공대에 복학한 a군..

나이때문에 전혀 적응을 할수가 없습니다.

같은 학번인 사람들은 인턴이다 면접준비다 하는데 a군은 이제 1학년 수업을 듣고있습니다. 도저히 학교에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결국 다시 학교를 나와 이번에는 공무원시험준비를 하러갑니다.

그래 내가 의대를 지망했던 사람인데 7급 9급을 못붙겠냐

그거 속된말로 아무나 다붙는건데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패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합니다ㅡ또한 수능과 공무원시험은 그 결이 많이다릅니다. 수능은 응용능력이 훨씬 중요하지만 공무원시험은 암기베이스입니다. 애초 공부로 다 십어먹는 sky급이 아닌바에 a군은 수능에 오히려 맞는 스타일이지 공무원시험에 맞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9급마저 2년을햇지만 낮추고낮춰 제일커트가 낮은직렬마저도 떨어집니다 그리하여 나이는 서른즈음이되고 가족과의 관계는 급속도록 악화되고 친구들과의 연락이 끊깁니다.

이제 a군은 더이상 무얼하든 잘할수가 없을것같은 우울감과 패배감에 휩싸이고 열등감에쌓여 성과를 보이는 사람들을 외면하게됩니다.공시를 합격한사람을 피하게되고 의사가 tv에 나오는것만봐도 tv를 끄게됩니다.그러면서 점점 현실과는 점점 멀어집니다.

그리고 그이후에 그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저는 더이상 알지못합니다. 더 진입장벽이 낮은 시험을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몇년동안 번호도 바꾼채로 어디서 무얼하는지 더이상 알지못합니다.그리고 저도 사실 이런 인생과 거의 유사하게 살았습니다. 다만 기적적으로 30대때 기사회생해서 밥벌어먹고 살고있지요

제가 드리고싶은말씀은

합격수기나 광고나 너튜브등에서 영광의 합격자들의 모습은 극히 일부라는겁니다. 대부분은 재수를해도 고만고만한 성적이 나오고 성공사례보다 훨씬많은 실패사례가 존재하고잇습니다

그러나 그사례들은 결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못합니다.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도않고 수험생들도 실패담을 듣고싶어하지 않기때문입니다.

학생여러분들은 성공담보다 실패담에 귀를 기울이셔야합니다.

어떻게 성공하느냐보다는 최악의경우에는 어떤게 있으며 그걸 미연에 방지하기위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하느냐에 포커스를 맞추십쇼. 

자신의 꿈과 현실의 간극이 클수록 인생은 불행해집니다.

특히 sky급 아닌 애매한 라인에서 이런 문제가 자주발생합니다.

Sky급은 장수를하더라도 어케든 살아남는데반해

애매한 2~3등급라인에서 고시낭인이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자기자신의 능력을 정확히파악하고 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때

행복이 극대화될수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 능력을 파악하는걸 재수 삼수 대신에 해야한다고 봅니다.재수삼수 에너지를 거기에 쓰시는게 훨낫습니다.

그만큼 수능판이 지금 어렵습니다 생각보다 찾아보면 돈버는방법은 메디컬외에도 굉장히 다양합니다.그리고 20대는 너무나 행복한일들이 많아요.수능문제집에는 결코 행복이 존재하지않습니다.본인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가지마십쇼.

원칙 두가지만 요약 정리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디

1. 재수를하더라도 질질끌지말고 한번에 끝내시고 그걸 수용하십쇼.본전생각 나더라도 받아들이셔야합니다. 그럴각오없으면 재수하지마세요.본전생각! 이게 가장 위험한겁니다.경계하셔야합니다. 

2. 수능말고 다른시험이 오히려 자기한테맞을수잇습니다 그걸 찾으세요.수능은 2 3등급이지만 cta cpa 공시 등이 맞거나 아니면 남앞에서 발표를 기가막히게 한다든가 학점따는게 편하다든가 본인이 분명 강점을 보이는 분야가잇을겁니다 그런걸 찾아나가십쇼.오히려 삶의질이 의사보다 훨나을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