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마일 차 만들기 - kamomail cha mandeulgi

집에서도 손쉽게, 향긋한 캐모마일 꽃차 만들기 팁


여름이 가까워지니,
산속의 나뭇잎은 무성해지고,
매실과 자두가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풀들은 언제 깎았느냐는 듯이 자라 올라옵니다.

관심을 둘 곳이 점점 많아져서
미쳐 신경 쓰지도 못한 곳에,
지난해 심어두었던 캐모마일이
스스로 자라나 길을 만들었더군요.

생긴 것은 꼭 마가렛을 축소해놓은 것 같습니다.
하얀 꽃잎에 노란 수술이 꼭 닮았죠:)

캐모마일은 스스로 무성하게 자라기 때문에
마당 한 쪽에 심어두고 감상하기에
아주 적절한 것 같습니다.
-
너무나도 잘 자란 탓에
싹이 날 때 한 번 쳐다보지 못한 것이
괜히 미안해졌습니다.

그냥 보고만 있자니
캐모마일의 상쾌한 향이 아쉬워
잘 말려 간직해보기로 합니다.

카모마일 차 만들기 - kamomail cha mandeulgi


<캐모마일 꽃따기>

캐모마일 꽃은 비가 오거나, 흐리거나, 어두워지면 꽃잎을 오므려요.
그래서

아침에 볕이 들어 활짝 피었을 때 따는 것이 좋습니다.
꽃잎이 떨어지거나
수분이 많이 진행되어 수술이 촘촘하지 않은 꽃은
핀지 오래된 꽃이기 때문에 따지 않습니다.
취향에 따라 잎도 함께 따서 말리기도 한답니다.
<캐모마일 꽃차 말리기>



1_
이물질 제거

꽃에 제초제나 약을 뿌리지 않았기 때문에
옆 동네 풀에서 놀던 작은 벌레들이 꽃이 피면 옮겨오기도 합니다.
이럴 땐 캐모마일을 물에 담가 3분 정도 기다리면
작은 벌레가 꽃에서 빠져나오니 이렇게 해주세요.
그리고 꽃잎이 다치지 않게 살살 몇 번 더 헹구어 줍니다.
-
Tip. 말릴 때 꽃잎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면
씻은 후에 꽃을 살짝 쪄주면 된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향이 약간 날아가고
꽃잎의 색이 살짝 노란 빛이 도는 단점도 있어요.
둘 다 해보고 마음에 드는 방법으로 선택해서 말리세요!











 








2_
햇볕에 말리기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라 키친타월에 올려
바로 바깥에 내놓았어요.

만약 바람이 많이 분다면
꽃잎이 마르면서 가벼워져서 다 날아가고 말겠죠!
그런 날에는 빛이 잘 드는 실내에서 말리거나
꽃잎이 날아가지 않게 깊이가 있는 그릇에 넣어 말리거나
그물망을 덮어 고정시키는 등의 노력을 해주세요.
막상 위기가 닥치면 모면할 방법이 생각나더라고요ㅎㅎ

저녁이 되면 집 안으로 옮겨놓아야 해요.
이슬을 머금어 잘 안 마르는 것을 방지한답니다.

이렇게 꽃잎과 줄기를 손으로 만졌을 때
단단하고 물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바짝 말려줍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벌레가 생기거나 썩을 수 있어요.

3일이 지나니 바싹 말랐습니다.
작은 유리병으로 반 병이 넘게 채워질 분량이에요.
저는 이틀에 한 번 꼴로 꽃잎을 따서 네 번 정도 말렸습니다.

안 쓰는 유리병을 깨끗이 닦아
말린 캐모마일을 넣으니......

인터넷에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캐모마일에 비해
잎을 섞지 않아서 더 밝고 예쁩니다.
또 꽃잎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만든 꽃 차는
티포트에 넣어 우려내면 상쾌하고 달달한 향이 납니다.
구수하고 쌉쌀한 맛을 내는 다른 허브와 섞어서
차를 우려내면 더 맛있어요.

찻집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선물로 한 병 주기로 했어요.
한 잔당 꽃은 10개 이내로 넣어주세요:)

캐모마일은 차로 우려먹기도 하지만,
오일을 넣어 우려내어
천연비누나 천연화장품, 향초 등을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너무나도 손쉽게 기르고 말리는 캐모마일,
심신을 안정시켜 불면증에 좋고,
염증을 막아 인후염, 구강염, 여드름, 감기 등에도 효과가 있대요.

얼마 전에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에 다녀왔어요.
저의 방법과 같은 방법으로 여러 가지 차를 말려 판매하고 있었어요.

가격은 10g에 12,000원
전 요 며칠 동안 집 앞마당에서 십만원어치는 넘는 캐모마일 꽃 차를 만들었네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