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이즈 뇨타 - le-o ijeu ny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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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릴게 없으니, 트친님 그려준 파넥카 레오이즈 낙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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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레오이즈 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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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이즈 レオいず

나없는사이에결혼까지했더라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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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근데 공계에 올려도 대나,,,,,뇨타. 레오이즈입니다 힘내세요 팟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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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번이나 말하지만 내가 주인이고 얘가 펫!
... 레오이즈 피렌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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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이즈 눈꽃이벤트 ~Lion heart~ Snow melody❄️
레오이즈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을 위한 여러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Event 1. 럭키드로우🎫
식음료 구매시 스크래치티켓 1장이 제공됩니다. 티켓 5장을 모아 본부석으로 오시면 보너스 가챠도 참여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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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 2. 3컷사진 포토부스❄️
이벤트 한정 프레임을 선택해 레오이즈 이벤트 기념사진을 남겨보세요📸
레오이즈 한정 프레임은 총 3종류이며, 1회당 한 프레임만 선택가능합니다✨ (1회당 2장씩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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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레오이즈
주황파랑 조합 너무 잘 어울리지 않나요
주황색과 파랑색은 조합이 잘 어울린다는 과학적 근거도있음(진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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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이즈 walk with you smile 좌우음성!! 만들어 봤어요

좌 레오 우 이즈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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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이즈 눈꽃이벤트 ~Lion heart~Snow melody 안내❄️ #라이온하트_스노우멜로디 #레오이즈_눈꽃이벤트

코로나19로 인해 공장들이 가동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아 손난로 제작이 어려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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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이즈
낙서찾다가 발견한 옛날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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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퀘박스에 들어온 사막에서 매 키우는 부족 레오랑 왕자 세나가 보고싶습니다. 는 리퀘를 받아 썼습니다. 

 * 짬뽕동양풍 빈약한 세계관 주의



使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달 드는 사창에 한이 더욱 서리네요
꿈속에 넋이 오간 흔적 남는다면
문앞 돌길이 반은 모래가 되었을 거예요

夢魂

***

, 이제 잘 시간이야. 유우 군.”

어린 왕자는 세나의 옷자락을 잡았다. 손에 든 호롱의 빛이 잠시간 일렁였다. 세나가 걸친 물빛 비단을 손에 꼬옥 쥐고 있는 모습이 제법 애처로웠다. 밤은 싫습니다, 라고 우물거리는 목소리가 몇 해 전과 다름없이 방 안에 스몄다. 그가 걸치고 있는 푸른 색 안경이 콧날 밑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보다가, 세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의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제 공간에 다가갈수록 그가 옷자락을 쥐었던 것을 서서히 놓는 것이 퍽 애처로웠다.

어둠이 무서운 것은 황자를 제외한 모든 왕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감각일 것이다. 세나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왕자의 처소라기에는 좁지만, 방의 귀퉁이를 한 번에 볼 수 없을 정도로는 넓었다. 이 안에는 우릴 빼고는 아무도 없어, 라고 제법 목소리를 가다듬어 속삭여보지만, 유우키는 그것마저 불안한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침대에 눕자, 세나는 손에 들고 있던 등불을 옆에 내려두었다. 잠들면 가겠단다, 라고 속삭이면서 머리카락을 쓸자, 그는 그것만이 위안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우키 마코토의 궁은 유일하게 북쪽을 바라보고 지어졌다. 암색 위주로 조형된 그 곳에 어울리는 식물은 자연스래 응달을 먹고 자라는 음험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화재로 전소된 궁을 재건할 때 부린 황자의 심술이었다. 세나는 그의 애매한성격이 그의 처소의 응달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한 가지 이유를 굳이 찾는다면 색의 왕자가 그림자 속에서 죽었을 때의 일을 너무 깊게 기억하고 있는 탓이었다. 세나는 한숨을 쉬듯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숨에 유우키의 표정이 절로 불안해졌다. 세나는 애써 웃으며 그의 금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이즈미 씨처럼 무예라도 닦을걸 그랬어.”

언제나 하는 소리지만, 유우 군이랑 검은 안 어울려.”

그렇지만, 적어도재워달라고 조르지는 않았을 거야.”

만약, 내가 검을 배웠다면 말이야. 유우키는 그렇게 말하면서 안경을 쓴 눈을 감았다. 가뜩이나 시력이 좋지 않은 아이에게 그림자가 일렁이는 방은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의 손을 가만 잡았다. 황제를 닮은 진한 금발과 녹색 눈동자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네가 잠든 후에도 조금 머물러 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그는 유우키의 볼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오래 검을 잡은 왕자의 딱딱한 손끝을 느끼며 유우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제게 옮은 버릇 같았다.

유우키는 눈을 떴다가, 다시. 눈꺼풀을 천천히 감았다. 어둠이 밀려오는 것이 여전히 어색한 듯 구는 모습이 마음을 저몄다. 세나는 응달에 어울리는 녹색으로 장식된 그의 처소를 바라보았다. 구중궁궐 안에서도 가장 깊숙이 있는 방은 음침하기 짝이 없었다. 모든 문을 열어두어야 겨우 볕이 드는 구조는 명백한 견제였다. 황자가 성격이 나쁘다고 재차 생각하며 세나는 혀를 찼다. 제가 가진 청궁으로 유우키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 여러 해를 자란 버드나무처럼 곧게 뻗어 있었으나, 그것이 황자에게 어떻게 비칠 줄 알기에 세나는 그저 그의 손을 잡아줄 뿐이었다.

황제는 능력 있는 것이 가장 높게 올라가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여러 해의 정복전쟁을 거치면서 부풀린 나라를 제대로 통치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싸움 위에 정당하게 설 수 있는 결함 없는 자라고 믿었다. 외척이던 능력이던, 지략이던 간에 본인이 가진 모든 걸 동원하여 황제의 마음에 드는 것이 왕자의 본분이었다. 황자가 아닌 다른 왕자들이 각기 다른 성을 달고 있는 것이 그 때문이었다. 암살과 모략,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환경을 알아서 조성해주는 아바마마의 친절이, 세나는 진절머리 날 정도로 싫었다.

약한 것은 도태된다. 鹿궁의 유우키와 이제는 없는 다궁의 왕자가 그런 사람이었다. 외척도 약하고 오로지 가진 건 제 어머니가 받은 왕의 사랑 몇 줌 뿐인 왕자가 이 궁 안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웠다. 죽여도 티가 나지 않았고, 그 일에 무어라 말하며 부스러기를 받아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청궁의 세나, 궁의 모리사와, 궁의 사쿠마와 같이 나름대로의 세를 가지고 있는 왕자들은 적어도 죽진 않는다. 위협을 가했을 때 무어라 대신 말해줄 이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매를 부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해 줘요, 유우키는 잠이 묻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나는 입을 열었다궁을 나가 몇 리를 곧장 북쪽으로 달리면, 너른 초원이 나오는데그 곳의 끄트머리는 사막이란다. 매를 부리는 사람들은 말을 타고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유우키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였다. 그는 어렸을 때와 변함없이 사랑스러웠다. 지금으 황제와 가장 닮은 머리카락만 아니었어도, 좀 더 티나게 싸고 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세나는 매를 부리는 사람들의 매가 얼마나 높이 나는 지를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가장 높이 올라가고 싶은 건 아니었다. 를 반납하고 황자의 책사로 들어간 하스미처럼 굴 수도 있었다. 세나는 제가 황제의 제목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위로 향하는 발걸음의 곁에 서서, 모든 것을 베어버릴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검. 그쯤이 제게 어울렸다. 하지만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필요했다. 방치했다면 유우키도 다색과 비슷하게 됐을 것이다. 세나는 잠이 든 채, 숨을 고르게 내쉬는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매일 그를 찾아간다. 말상대를 한다. 제가 하는 일에 유우키를 끼워 넣는다. 그가 유능한 점을 은밀하게 보여준다. 그가 엉망으로 보이는, 어린애 장난 같은 대련을 한다. 휴식을 모두 유우키에게 쏟는 척 연기한다. 유우키 군과 사이가 좋구나, 라고 말하는 질문에 유우 군은 내 동생이니까? 라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한다. 그런 주제에 그가 황제의 재목이 아니라고 깎아 내린다. 그런 식으로 벌어들인 십여 년의 무게를 세나는 알고 있다. 유우키 마코토는 존재만으로도 제 발목에 달린 거대한 족쇄였다

알고 있었다. 그 사실에 숨이 막혔다. 어느새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 유우키 마코토가, 유일하게 평안한 시간이었다. 세나는 호롱을 들지 않고 일어섰다. 그가 걸친 물빛 비단에 빛이 들어 일렁였다. 가슴께가 답답해 한숨을 내쉬었다. 먼 창으로 보이는 하늘을 보다가 아득함에 눈을 감았다. 꿈에서라도 평안하길, 하고 유우키를 위한 기도를 속삭였다. 꿈, 그래. 꿈. 세나는 가볍게 얽히는 그 단어를 입에 머금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방을 나서자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사물을 쉬이 분간할 수 없는 어둠은 불을 밝힐 기름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약한 건 죄다. 적어도 이 황궁에서는 그러하였다. 세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와서 나 황제에 관심 없어라고 해도 아무도 듣지 않을 것이다. 모리사와와 작은 쪽의 사쿠마도 믿지 않을 말이었다. 세나는 천천히 유우키의 방을 빠져나왔다. 제 일문一門도 곧이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유우키를 지키기 위해 세나가 스스로 들어간 새장이었다. 허리춤에 찬 검의 무게가 오늘 따라 깊게 느껴졌다. 다색을 벤 것은 저였다. 그가 조금 더 커서, 황제에게 유의미한 빛으로 일렁인다면 유우키가 바랠 것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 애는 유우키와 똑같은 금발과 똑같은 녹안을 가지고 있었다. 황제가 좋아하는 색이었다. 제 적자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제가 사랑했던 여인의 색을 똑 닮고 있다. 늘그막에 마음이 약해진 노인네의 마음에 들기 좋은 빛이었다. 그 애는 제가 가진 한 줌을 영리하게 쓸 줄 아는 애였다. 그래서 베어버렸다. 제 과오였다. 세나는 천천히, 발소리 없이 걸었다. 배정된 하인이 적은 녹궁에서 들리는 발소리를 유우키가 무서워하기 때문이었다. 익숙한 어둠 속을 걸을 수록 그 애가 받아야만 했던 그림자와 무기력함을 새삼 느낀다.

녹궁의 어둠은 오늘도 음침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유우키가 위를 버리고 제 품 안으로 돌아오길 소망했다. 청궁의 볕을 주고 싶었다. 세나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그가 당연히 함께 하길 바랐다. 유우키는 제법 똑똑했다. 궐 안에 도는 소문들을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영특했다. 그게 제 날개가 되어준다고 한다면 세나는 어울리지 않는 왕위도 당연스레 손에 쥐어, 그에게 나누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상상했다. 황자가 알게 된다면 당장에 목을 치고 싶어할 망상이었다.

세나는 제 목을 쓰다듬었다. 가느리고 여린 목 아래에서 맥이 뛰고 있었다.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해야만 했다. 이 궁 안에서 밤을 지새는 모든 왕자들에게 해당하는 말이었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녹궁이 품고 있는 음험하고 짙은 어둠이 오늘따라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세나는 열린 창을 닫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시간을 지체한 듯 했다. 그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유우키의 숨을 틔워주었으니 이제 제가 호흡할 차례였다

그는 꿈 속을 향해 걸었다.

***

그는 곧장 궁 밖에 매어두었던 말을 데리고 녹궁의 뒷문으로 갔다. 졸고 있는 경비의 정강이를 차면서 제대로 하라 명했다. 그제야 허리를 펴는 경비들을 혀를 차면서 지나갔다. 어둠이 무서워 이야기를 들려달라, 계속 말하는 그 애의 사랑스러움을 모르는 것들이 그저 한심했다. 세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에 올라탔다. 그는 곧장 북쪽으로 달렸다. 오늘은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다. ‘가 초원으로 나와 있는 것은 사막이 찬 새벽뿐이었다.

세나는 몇 리를 북쪽으로 달렸다. 품에 감추어둔 여우 가면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끈을 단단히 동여맸다. 힘이 빠진 말에서 내려 고삐를 손에 잡고 걸었다. 등불에 불을 켰다. 천으로 만든 신발 때문에 발이 저릿거렸다. 풀이 있는 땅을 밟다가, 멀리 퍼진 사막을 바라보았다. 그저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사막과 초원의 고요함은 가끔 궁 안보다 묵직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세나는 사막 쪽으로 걸었다. 말의 발굽이 모래를 소리 없이 밟았다. 소리 없는 적막이 몇 겹을 고귀하게 걸친 물빛 비단 속으로 스몄다.

북쪽의 초원은 그의 '꿈'이었다. 낮잠의 잠시간으로 올 수 없는 깊은 꿈. 현실을 잊게 하는 비현실적인 공간. 그는어둠을 헤치며 천천히 걸었다. 너른 초원의 냉기가 옷을 뚫고 들어왔다. 가면 너머로 보이는 어둠은 궁에 스민 것과 모습은 같았지만 성질은 달랐다. 아버지와 형들의 손이 닿지 않는, 저만이 알고 있는 비현실. 저만이 꿀 수 있는 꿈. 세나는 천천히 땅을 밟았다. 어서, 그를 만나고 싶었다.

휘익, 하고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하늘을 바라보자 맴을 돌고 있는 매가 보였다. 말 달리는 소리가 곧장 들렸다. 심장이 뛰었다. 그 애가 제게로 오는 소리였다. 매가 머리를 향하고 있는 곳의 어둠을 응시하자, 곧 그것을 뚫고 그 애가 왔다. 여우 님! 하고 소리치는 목소리가 제법 경쾌했다. 오늘은 늦어서 안 오는 줄 알았어! 오늘은 왜 늦었어? 잠깐, 대답하지 마. 내가 망상할 거니까! , 사막의 하늘 아래에서 느껴지던 모든 영감을 여우 님이 뭉쳐줬어.

잠시만, 기다려봐, 나 적을 거니까. 세나는 그가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매 부리는 사람들이 쓰는 기호로 그는 무언가를 빠르게 써 내려갔다. 이거 여우님이 준 종이인데, 정말 잘 써지지 뭐야, 그래서 잊어버리지 않게 됐어, 나의 영감과 모든 음악들을! , 이거 좀 멋있는 말이지, 하지만 아직 말을 걸지 말아줘. 그의 목소리는 날갯짓하는 벌새처럼 통, , 튀었다. 궁 안에서 묻은 모든 어둠이 그가 내는 목소리에 씻겨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마물을 베느라 늦은 거지?”

?”

, 본 적 있어. 이렇게 예쁜 옷.”

릿츠를 만나러 장에 갔다가, 근처 신사에서 하는 제마의식을 봤는데, 그 때 완전 여우 님 같은 옷을 입고, 아니잠깐, 여우 님은 신령이니까 제마를 하는 건 아닌가? 세나는 제 앞에 있는 귤색 머리카락의 사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제 가면을 그는 제법 흥미롭게 바라보다가,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덜컥 끌어안았다. 사막의 냄새가 제 코 끝을 찔렀다. 세나는 멋쩍게 하늘을 올려보았다. 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내리 앉을 곳이 없다는 신호인 듯 했다.

세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밤에도 대책 없이 환한 모습이 마치 태양 같았다. 그의 주변은 무심결에 밝았다. 사막과는 통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세나의 여우 가면을 올려다보더니, 가면 새로 보이는 청색 눈동자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언제나 입 맞추고 싶은 아름다움이야! 라고 소리치더니 제 부족이 가는 어떤 마을에도 여우님 같은 사람은 없다면서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막지 않는다면 몇 시진이라도 떠들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나는 손을 뻗어 그의 입술에 대었다. 희고 긴 손가락이 제 입술에 닿자, 그는 눈을 반짝이며 그것에 입을 맞추었다. 한 쪽 무릎을 꿇어야 하나? 라고 묻는 그의 목소리에 너는 내 신하가 아닌데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 되물었다. 꼭 왕자님 같은 말을 하고 있어, 라며 웃음소리 섞인 말을 하는 그의 밉살스러운 입술을, 세나는 집개 손가락으로 꼬집다 놓았다. 그러다가 어쩐지 지쳐, 다시 한숨을 놓자, 그 애는 지쳤어? 라고 물었다.

딱히.”

하긴 신령님은 안 지친대. 릿츠가 그랬어.”

릿츠가 누구야?”

쿠마, 랬는데.”

잘 모르겠네.”

사쿠마는 아는데, 라고 말하려다가 세나는 입을 다물었다. 궁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애는 두어 걸음 물러서더니 휘파람을 불었다. 가죽으로 단단히 만든 보호대에 곧장 내리는 매는 몇 달 전에 덫에 걸려 비실거리던 아이가 아니었다. 쓰다듬어 봐, 라고 제 팔을 내미는 그의 말에, 세나는 손을 뻗어 매의 깃을 쓸었다. 생각보다 부드러우면서 어느 정도는 거친 것이 궐 안에서 부리는 것과는 퍽 다른 모습이었다. 그 이질감에 계속 쓰다듬자, 그 애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왜 웃어, 라고 물었다. 나한텐 쌀쌀맞은데 매한테는 상냥한 게 귀여워서,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거리낌없이 웃고, 거리낌없이 행동했다. 이상한 사람이었다. 알 수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가끔 이국적으로 들리는 곡조를 들려주거나, 제가 사랑하는 것을 창가로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자유스러움은 사막을 닮았고 너른 목소리는 초원을 닮았다. 이 나라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꼭 그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궁은 세나가 가장 잘 아는 곳이었고 그 곳의 왕은 제 아비 하나 뿐임에도 불구하고.

세나는 그의 녹색 눈동자를 들여보았다. 그 애는 가면 아래의 표정을 알 수 없다는 듯 오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저를 보고 있는 세나를 골똘이 들여보다가, 발꿈치를 들어 제게 가까이 다가왔다. 가면에 경의를 표하듯 입을 맞추는 소리가 들렸다. 감촉 없이 입술을, 가면의 입 자리에 부비다가 쪽, 하는 소리를 내고 떨어지는 꼴이 어색했다. 무어라 반응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자, 신령님은 이런 게 익숙해? 역시 젊은 애들을 잔뜩 공물로 받는 게지? 라고 묻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신매매는 불법이야, 라고 딱딱하게 말하자 그는 에베베, 하고 혀를 내둘렀다. 익숙하지 않아? 그럼 놀라야지! 내가 귀신에 홀려주겠다잖아! 라고 소리치는 목소리가 사막을 가득 울렸다. 사막의 고요함 안에 사는 주제에 그 곳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세나는 그의 머에 손을 얹었다. 유우키를 쓰다듬듯 머리카락을 쓸었다. 그의 뾰로통한 얼굴이 재미있었다. ‘제법 도발적인 행동이었다’, 라고 제 목소리로 평하자 그제야 심장이 엇박자로 세게 뛰었다. 왜 입을 맞추었어? 라고 묻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다.

사이를 정의한다면 도망갈 것 같았다. 그가 주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다면 퇴색해버리고 만다. 사막과 밤, 초원의 자유로움에 목줄을 매고 싶지 않았다. 그를 느낄 때 느끼는 자유로움을 제외한 다른 감정도 마찬가지였다. 세나가 손을 뻗자 물빛 비단이 사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 애는 그 흔들림을 보다가 매를 제 팔목에서 날아가게 했다. 그는 세나를 끌어안았다. 좋은 냄새가 나, 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평온하고 부드러웠다. 세나는 등을 들지 않은 손으로 그의 등을 쓸었다. 유우키를 달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 나라의 초원, 그 끝은 사막으로 차츰 변해가고 있다. 그 애는 말을 타고 별을 읽으며 매를 부린다. 이것이 별과 하늘, 그리고 그 아래의 인간의 사이만치 멀게 느껴지면서도 어쩐지 두근거리게 느껴지는 것은, 사막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수함 때문일 것이다. 세나는 제 심장 소리에 익숙한 변명을 붙이며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궐 밖의 사막은 지도에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곳이었다. 세나는 숨을 골랐다. 그와 함께 있으면 제 심장은 어쩐지 이상하게 뛰고 있었다. 얼굴이 불에 댄 듯 홧홧거렸다.

예쁘고 아름다워, 라고 속삭이며 그 애는 한 걸음 뒤로 물렀다. 이름도 모르는, 매를 다루는 부족의 청년을 바라보다가 세나는 당연하지, 라고 허세를 부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릿츠가 그러는데 청궁의 왕자님이 신령님 보다 더 아름다울 거래 라며 속삭이는 목소리가 달았다. 세나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한 걸음 물렀다. 그래? 라고 괜히 묻자 그 애는 방긋 웃었다. 호롱불이 닿는 거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 손 안의 자유. 세나는 여우 님이 더 아름답다고 내가 우겼어.’ 라는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이 이상하게 뛰고 하늘이 밝아지는 것은 떠남의 신호였다. 세나는 뒤를 돌았다. 헤어지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세나였다. 폭군 같이 구는 모습에도 그 애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다시 올 것을 믿는다는 듯한 그 녹색 눈이 세나는 싫었다. 유우키와 어쩐지 닮으면서도 같은 그 눈동자는 저를 알 수 없는 길로 떠밀 것만 같았다. 제가 관심도 없는 왕위 근처에서 알짱이는 것처럼, 이성적으로 판단하기에 멍청한 곳으로 안내할 것처럼 보였다.

내일 또 봐, 하고 그가 인사했다. 세나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말을 둔 곳으로 가 곧장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제게 익숙한 족쇄를 차러 돌아가는 길에는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그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세나는 그것을 들을 때 마다, ‘같이 갈래?’라고 묻는 그를 상상하곤 했다. 궁의 어둠이 묻지 않은 제 유일한 자유,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쭙짢은 사이. 친하지 않기에 제 목이 스러져도 사라지지 않을 존재.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상 속의 그 애는 세나에게, 언제나 담담한 목소리로 묻는다. 절망적인 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같이 갈래?’라는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는 망상 속의 저였다. 세나는 말을 달렸다. 유우키에게 아침인사를 해야 했다. 제가 없는 밤을 견뎠을 그 애를 볕 속에 꺼내 놓고, 궐 안의 아침을 만끽하며 황자에게 인사를 간다. 두 사람은 꼭 한 쌍 같아, 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부드럽게 웃고 그의 건강을 기원하다가, 낮이 돼서야 지치듯 잠에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든 일상은 그렇게 삐걱이듯 움직였다. 세나 이즈미는 호흡이 가빠옴을 느꼈다. 그는 가면을 풀어 제 품 안에 넣었다. 가면의 입술을 손끝으로 매만지다, 그는 제 입술에 그의 숨을 묻혔다. 사막의 냄새가 났다. 넓고, 고요하며, 아득하고, 제게는 영 멀게 느껴지는 그와, 그가 제게 주는 모든 사막 같은 풍경에 세나는 헛웃음을 치며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숨이 막혀왔다. 아마, 곧 마주할 녹궁의 어두운 그림자 때문일 것이다. 세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는 제 이름을 모름으로, 이것은 오롯이 세나의 상상이었다.

그는 꿈꾸는 것 같은 그의 목소리를 붙잡았다. 벌써 몇 번이고 즈려밟아 모래가 된 소리였다. 버석거리는 모래 맛이 입 안에 가득했다. 사막과 초원이 닿아있는 탓이었다. 세나는 제 입술에 직접 닿을리 없는 그의 소리를 속삭이듯, 입 밖으로 내었다. 이뤄질 리 없는 한낮의 백일몽 같은 말.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버지의 하늘에는 매 하나 날지 않았다. 아득한 파랑에 눈이 부셨다.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부자유를 떠올리자, 이어 그 애와 같은 녹색 눈동자의 제 동생이 떠올랐다. 

꿈꾸듯, 다시 상상했다. 입 안에 목소리가 맺혔다.

세나, 우리 같이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