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해 보이지 않는 사람 특징 - manmanhae boiji anhneun salam teug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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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품격을 지키면서 만만해보이지 않는 법

입력 : 2018-06-08 15:57:11수정 : 2018-06-08 16:51:57

만만해 보이지 않는 사람 특징 - manmanhae boiji anhneun salam teugjing

요즘 나는 유튜브에 빠져 있다. 거의 매일 새로운 영상을 내 채널에 올린다. 댓글도 하루에 수십 개씩 달리는데 읽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가끔 좋은 질문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며칠 전에는 이런 댓글이 올라왔다. '사람들이 저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품위를 지키면서도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든 사람이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원하는 것이 어쩌면 이건가 싶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댓글에 단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타인에게 '만만하게' 보이도록 했을까. 어떤 이들은 그들이 가진 재력, 직업, 외모 같은 조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진 게 없으니 사람들이 만만히 본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내 주변의 CEO 중에 정말 크게 성공한 이가 있다. 그는 재력도, 사회적 지위도 대단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만만하다'. 일단 그는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잘나 보이고 싶어하고, 어디서든 튄다. 이 때문에 두세 번만 만나면 사람들은 그를 좌지우지하는 법을 금방 알아낸다.

"대표님, 이번에 인터뷰 기사 멋지게 내드릴까요?" "행사 후원 통 크게 해주시고, 축사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가 이런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걸 아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어떤 미끼를 던질 때 상대가 넘어올 거라는 걸 아는 순간, 상대를 만만하게 보기 시작한다.

반면 내 주변에는 정말 만만하지 않은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두 살 아래 여동생이다. 결혼 이후 전업주부로만 살았던 동생은 남편 월급으로 집까지 샀다. 놀라울 정도로 알뜰하고 매사에 분명한 자기만의 룰이 있다. 얼마 전에는 주변에서 부동산 투자 제안을 받았던 모양이다. 노후를 위해 조금 무리해서 투자하면 월세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에 한번쯤 흔들릴 법도 한데 동생은 달랐다.

"제안은 고맙지만 저희는 돈을 많이 안 써요. 노후는 조금 더 아끼면 되고요. 워낙 그렇게 사는 게 익숙해서 이게 더 편합니다. 무리하고 싶지 않아요."

동생은 자신이 살아온 방식과 자신만의 템포를 유지하는 분명한 규칙이 있다. 그 규칙에 비춰봤을 때 나답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답지 않은 일에는 부러움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곧 내 것을 존중한다는 말이다. 나는 이런 마음 자체가 '품격'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아도 내 것을 존중하고 내 것 안에서 풍요로울 수 있다고 자신하는 마음. 그것은 남들이 결코 넘볼 수 없는 품격을 만들어낸다. 직장에서도 직급은 낮지만 자기 일을 존중하면서 타인에 의해 쉽게 휩쓸리지 않는 친구들은 단단해 보인다. 반면 부서를 책임지는 팀장이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윗사람에게 맞추는 이들은 만만해 보인다. 결국 나를 남한테 비춰보느냐, 아니면 나 자신에게 비춰보느냐에 따라 품격도 달라지는 것 같다. 사람들은 귀신같이 알아본다.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자기가 없는 사람은 귀가 얇고 눈빛이 흔들리고 입이 빠르다. 그가 수없이 흔들리는 걸 알기에 흔들기 무지 쉬운 사람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채는 것이다. 사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나를 가장 많이 만만히 보는 사람은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 수없이 흔들리는 자신을 가장 자주 목격한 장본인이니까. 그래서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에게 묻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 대답조차 흔들릴 테니까.

나는 100개를 가진 부자보다 1개를 가진 품격 있는 이들을 많이 봐왔다. 100개를 가졌지만 1000개를 가진 사람을 끊임없이 부러워하는 이들도 의외로 너무 많이 봤다. 그만큼 나 자신을 존중하는 삶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나다움이 뭔지 발견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실수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나다움은 그런 상처 속에서 조금씩 완성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일정한 경지에 오르면 마침내 주변의 유혹과 내 욕심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된다. 나만의 단단한 품격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김미경 김미경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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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늘 YES만 하다 인생 끝날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50대 중반의 주부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시작해 중년이 된 지금까지도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바로 ‘내가 만만해 보이나’입니다. 남들과 부딪히는걸 달가워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저는 유독 타인과의 갈등에 취약합니다.

이웃들과 수다를 떨다 보면 정치 성향이나, 가치관의 차이로 서로들 티격태격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난 잘 몰라’ ‘난 다 좋아’ 하며 제 목소리를 삼켜버립니다. 상대방이 실망할까봐, 나에게 서운할까봐 함께 쇼핑을 가주거나, 무의미한 수다에 동참하느라 개인적인 볼일을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모임에서든 YES, YES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제 의사를 묻는 사람이 없어지더라고요. 모두 자처한 일이겠지만, 저를 가만히 있는 ‘가마니’쯤으로 대하는 지인들에게 약간씩 화가 나려고 합니다. 내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어필(?)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만만해 보이지 않는 사람 특징 - manmanhae boiji anhneun salam teugjing

A. 나답게 살고 있는지 먼저 점검해 보세요 

흔히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쟤 진짜 만만해 보여.” “쟤는 만만치 않아 보여.” 제가 아는 어떤 분은 꽤 성공을 거두셨는데도 불구하고 품위가 없고 만만해 보여요. 이상하죠? 그 정도의 재력과 명성이라면 절대 만만해 보이지 않는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그 분을 쉽게 생각할까? 나름대로 고민해봤어요. 그랬더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첫째, 그 분은 남들 앞에서 무진장 잘나 보이고 싶어 해요. 두 번째, 튀고 싶어 하고요, 세 번째, 남들 앞에서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써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 분을 두세 번만 만나면 딱 좌지우지하는 법을 알아차리는 거예요. 저 사람이 이 부분에서 딱 걸려들 거라는 걸 귀신같이 파악하는 거죠.

예를 들어 어떤 기자가 “기사 하나 내드릴까요?”라고 물으면 “오, 그래요 어디서 만날까요?” 하고 반색을 하고요, “어느 자리에 이름 좀 올려 드릴까요?” 하면 또 혹해요. 그러니 사람들이 만만히 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반면 절대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요. 미끼를 던진다 해도 쉽게 물지 않는 분들이 그렇죠. 아는 분 중에 고등학교만 나온 분이 계세요. 사람들은 대학을 못 간 점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낄 거라 생각하지만 그 분은 전혀 결핍을 못 느껴요.

왜냐 자기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해왔고, 그 과정에서 탄탄한 철학을 갖추고 있거든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 분에게 명예학사, 명예박사 자리를 드리겠다고 제안을 해요. 그래서 그 분이 실제로 이렇게 받아 치셨답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환경만으로도 충분하고, 스스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부족한 게 없습니다.”

어때요? 갑자기 막 무서워지지 않아요? 이 사람 만만하게 볼 사람이 아니네 싶죠. 예를 들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돈을 주겠다고 했을 때 “배려는 감사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제가 가진 돈만으로도 충분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이 전과 같아 보이진 않을 거예요.

이게 바로 나름대로의 틀과 룰이라는 겁니다. 그게 모여 ‘나다움’을 만들어 가는 걸 테고요. ‘나다움’에 대해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면 그게 또 바로 자존감이 되죠. 자존감은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기 확신인데요. 누가 나한테 무엇을 줘서 괜찮아지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괜찮게 여기는 데서 확신이 생겨요. ‘나는 이렇게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확신을 잔잔하게 가져가는 사람은 절대로 타인이 함부로 흔들 수 없어요. 

자, 그러면 이렇게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 품격과 품위까지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내린 결론은 바로 ‘겸손을 지켜야 한다’예요.

산처럼 커 보이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다움과 더불어 겸손함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제 행동을 돌이켜보며 많이 반성해 왔어요. 저 나름대로 품격을 지키려고 애를 쓰지만, 그게 잘 안 될 때가 있는데 바로 내가 나를 드러내려고 하던 순간들이거든요.

너무 이익을 보려고 대들거나 잘난 척하려던 순간엔 품격이 떨어졌고, 그 반면 손해를 감수하려고 들거나 겸손하려고 노력하는 순간에는 품격이 올라가는 기분을 느꼈어요. 또 겸손은 장점이 많은 덕목이에요. 맨 꼭대기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지만, 낮은 곳으로 쭉 내려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수천, 수만 명일 수 있거든요.

이제 결론을 내릴게요. 혹시 살면서 남들이 나를 만만하게 보진 않을까? 싶을 땐 나는 나답게 살고 있나를 먼저 점검해 보세요. 나다운 속도로 나를 잘 지켜가면서 살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잘난 척하며 겸손을 잃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시고요. 나다운 태도로, 겸손함을 갖춘 채 여러 사람들을 끌어 안는다면, 만만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품격 있는 인생을 가꿔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 위의 내용은 유튜브 채널, MKTV 김미경 TV를 통해 다뤄진 ‘품위 지키면서 만만해 보이지 않으려면?’의 내용을 편집 한 것입니다. 

기획 장혜정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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