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연금 폐지 - medal yeongeum pyeji

올림픽 메달 5개, 연금 중복수령은 얼마까지?
물가는 올라가는데 연금은 안올려주나?

  • 등록 2022-02-17 오후 2:54:35

    수정 2022-02-17 오후 3: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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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메달 연금 폐지 - medal yeongeum pyeji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Q: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최민정이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따냈습니다. 포상금으로 얼마를 받나요?

A: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긴 최민정은 정부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포상금을 받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6300만원, 은메달리스트에게 3500만원, 동메달리스트에게 2500만원을 줍니다.

단체전 선수들에게는 개인전 선수가 받는 금액의 75%가 돌아갑니다. 이로써 최민정이 문체부에서 받는 포상금은 여자 1500m 금메달(6300만원), 여자 1000m 은메달(3500만원),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2625만원) 등 총 1억2425만원이 됩니다.

빙상연맹 포상금도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장을 맡은 윤홍근 빙상연맹 회장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개인 종목 메달리스트에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습니다. 단체종목은 금메달 2억원, 은메달 1억5000만원, 동메달 1억원을 나눕니다.

최민정은 연맹으로부터 최소 1억8000만원을 받습니다.

메달 연금 폐지 - medal yeongeum pyeji
최민정이 16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몸에 감고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Q: 금, 은, 동메달 별 연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또한 여러 개의 메달을 따낸 최민정은 중복 수령이 가능한가요?

A: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는 ‘경기력 향상연구연금’ 제도가 있습니다. 이 연금은 선수들의 국제대회 입상 기록으로 매기는 평가점수에 따라 지급됩니다. 올림픽(장애인올림픽·농아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평가점수 90점, 은메달은 70점, 동메달은 40점을 받습니다.

평가점수가 20점 이상인 선수는 국제대회 종료일 다음 달부터 사망할 때까지 월정금 형태로 매달 연금을 받게 됩니다. 올림픽을 기준으로 하면 금메달리스트는 매달 100만원, 은메달리스트는 75만원, 동메달리스트는 52만5000원씩을 수령합니다. 다만 월정금은 100만원, 평가점수 110점이 최대이고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나머지 점수는 일시 장려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평가점수 110점을 넘은 최민정은 월정금과 별개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일시 장려금을 받습니다. 110점이 넘어가면 10점 당 일정 금액을 일시불로 받습니다. 10점당 150만원의 일시 장려금을 주는데 올림픽 금메달은 10점 당 500만원으로 액수가 껑충 뜁니다.

또한 금메달의 경우 다른 올림픽을 포함해 2개 이상을 획득하면 50%의 가산 혜택이 있고, 같은 올림픽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면 20%가 가산됩니다. 이미 2018년 평창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기 때문에 가산 혜택이 있습니다.

이번 대회 금메달로만 135점을 받아 최소 6500만원(500만원x13)을 수령하고 또한 은메달 2개(140점)로 2100만원(150만원x14)을 받습니다.

따라서 최민정은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최소 2억1025만원을 받고 대한빙상경기연맹 포상금 최소 1억8000만원까지 공식 포상금만 최소 3억9025만원을 수령합니다.

앞서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 남자 계주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황대헌(강원도청)도 정부 포상금 약 8900만원과 빙상연맹 1억3000만원, 국민체육진흥공단 일시 장려금 5550만원 등 2억7425만원의 두둑한 포상금을 받을 전망입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차민규(의정부시청)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포상금 5000만원, 문화체육관광부 포상금 3500만원에 소속팀 의정부시청에서 주는 은메달 기준 2000만원도 받습니다. 모두 합하면 1억500만원입니다.

또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올림픽 기준 은메달리스트 월정연금은 75만원으로 월정금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나머지는 점수에 따라 일시 장려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2018년 평창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는 평가점수 110점을 넘어 나머지 점수에 해당하는 일시금을 받을 전망입니다.

스피드스케이팅 1500m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성남시청)은 포상금 7500만원과 연금 52만5000원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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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 3위 선수들을 여유있게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오메가)

Q: 선수들 연금은 물가 인상률에 따라 상향되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40년 동안 최대 연금이 100만원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연금 제도가 시작된 초반에 비해 물가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연금을 좀 올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장난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운동 선수 연금은 비과세라 세금도 떼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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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는 러시아 이민 먼저 신청

일시금 전환으로 한꺼번에 받아

‘성추행’ 임효준, 작년 중국 귀화

국적 포기로 수령 자격 ‘상실’해

메달 연금 폐지 - medal yeongeum pyeji

안현수 | 임효준

안현수(36)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자 2011년에 러시아로 귀화했다. 빅토르 안이 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대표로 출전했다.

임효준(25)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5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년여 뒤 대표팀 동성 선수 간 성추행으로 고발당해 선수 자격이 정지된 임효준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2020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11년 차이인 남자 쇼트트랙의 두 금메달리스트는 2021년 현재 외국인이다. 대한민국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는 연금이 지급된다. 연금점수가 가장 높은 금메달은 100만원, 은메달은 75만원, 동메달은 52만5000원이 매달 지급된다. 금메달을 여러 개 땄더라도 연금은 100만원이다.

과거에 ‘안현수’였고 ‘임효준’이었던 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연금은 어떻게 됐을까. 임효준은 이미 2019년 8월부터 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임효준의 선수촌 내 성추행 사건은 2019년 6월 발생했다. 사건이 알려지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그해 8월 임효준의 선수 자격을 정지시켰다. 메달리스트 연금 지급은 선수 자격이 정지되면 즉시 정지된다. 그 기간은 선수자격 정지 기간의 2배로 계산한다. 임효준의 연금은 2019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2년간 지급 정지 상태였고, 2020년 6월 임효준은 귀화했다.

메달리스트 연금 지급을 관할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연금 수령 자격 상실의 기준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을 때’다. 임효준은 이미 선수 자격 정지로 연금 수급 정지 상태였고 현재는 수령 자격 자체를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연금은 기본적으로는 매달 한 번씩, 월정금으로 지급된다. 이를 한꺼번에 받는 ‘일시금’ 수령도 가능하다. 원한다고 아무나 신청할 수는 없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일시금 전환 청구는 해외 이민 시에만 가능하다. 임효준은 이민이 아닌 귀화로 국적을 상실했기 때문에 일시금 전환 청구는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한 채 이민 가는 이와 국적을 포기하고 떠나는 이의 차이가 분명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2019년 6월까지 매달 100만원씩 받았던 임효준은 나머지 연금을 포기하고 중국인이 됐다.

반면 안현수는 연금을 모두 챙겼다. 안현수가 최종 귀화한 것은 2011년 11월이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안현수는 이민 신청을 먼저 했다. 그 뒤 일시금 전환을 신청했고 수령 시기는 2011년 8월이었다”고 확인했다.

금메달리스트 연금은 사망할 때까지 매달 100만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일시금으로 수령할 때는 48개월분만 한꺼번에 지급된다. 안현수는 연금 4800만원을 받아간 뒤 빅토르 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