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보증금 - seoul apateu wolse bojeung-geum

임대차법 2년… ‘주거 난민’ 커지는 불안
월세 14% - 전셋값 15% 올라
금리까지 치솟아 ‘주거비 이중고’

서울 아파트 월세 보증금 - seoul apateu wolse bojeung-geum

직장인 정모 씨(59)는 전세 살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A아파트(전용 84m²)를 지난해 떠나야 했다. 준공 30년이 다 된 낡은 집이라 2014년부터 전세금 1억6000만 원을 한 번도 올리지 않고 7년을 내리 살았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집주인이 “아들 부부가 거주할 것”이라며 3개월 내 나가 달라고 했다. 비슷한 조건의 전세 시세는 5억 원 이상으로 뛴 상황. 결국 바로 옆 동 같은 면적의 아파트를 보증금 1억 원, 월세 150만 원에 계약했다. 그는 “물가도 올랐는데 월세까지 내야 해서 은퇴 이후 걱정이 크다”며 “이번 집 계약이 끝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벌써 막막하다”고 했다.

2020년 7월 말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월세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최근 금리까지 치솟으며 서민들이 ‘주거비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금 수입이 적은 은퇴자와 자산이 적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청년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30평형대(전용 85m²) 아파트 월세 가격은 올해 상반기(1∼6월) 244만 원으로 2020년 상반기(215만 원)보다 14%가량 올랐다. 월세 부담이 2년 새 연간 348만 원 늘어난 셈이다. 지방 30평형대 아파트 월세 가격은 2년 전 68만 원에서 올해 86만 원으로 26%가량 뛰어 서울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서울 전세 역시 5억7064만 원에서 6억5457만 원으로 14.7%(8393만 원) 상승했다. 최근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연 4.0∼6.2%)를 고려하면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연간 최고 520만 원 늘어난 셈이다. 국토부에 신고된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 92만2185건 중 비교 시점 모두 거래가 있었던 단지의 거래(13만5792건)를 추출해 비교했다.

최근 전셋값이 상승세를 멈추며 지난해 하반기(7∼12월) 대비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2% 하락했지만, 월세는 3.2% 올라 상승세가 이어졌다. 금리가 오르며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자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월세는 세입자에게 소멸하는 비용인 만큼 서민 부담 증가에 따른 주거 시장 양극화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순구 기자
정서영 기자
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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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지난해 서울의 월세 거래량은 7만 건이 훌쩍 넘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합니다. 보유세 부담이 가중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가 커진데다 금리 인상으로 세입자가 부담해야 할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월세 거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계부채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금융당국마저 대출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임대차2법 시행 2년째를 맞는 오는 7월 말부터는 임대차시장의 불안이 더 가중될 수 있습니다. 집주인들은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매물을 신규 계약으로 전환하면서 지난 4년간 못 올린 보증금을 주변시세 수준으로 맞추거나 늘어난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일견 전세시장이 안정된 듯이 보일 수 있지만 늘어난 보증금이 월세 전환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전세시장, 월세시장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시장이라는 큰 묶음으로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전세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한국부동산원의 발표는 가려서 듣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전세 종말에 따라 성큼 다가온 월세 시대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먼저 주거비 수준이 높아질 겁니다. 전세는 자산이자 부채의 성향을 가집니다. 집주인은 돌려줘야 하는 부채이지만 임차인은 향후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되는 자산입니다. 하지만 월세의 경우에는 단순히 비용입니다. 주거하는데 소요되는 순수한 지출이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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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나라의 주거비 수준이 OECD 국가 중에서는 러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낮았습니다. 전 세계 유일한 임대차 관행인 전세로 인해 주거비 부담은 가장 적었던 겁니다. 하지만 월세 시대에는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겁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2022년 1월 현재 서울의 평균 월세는 125만 원입니다. 평균 월세 보증금은 2억 원이 훌쩍 넘습니다. 보증금이 거의 없는 외국과 비교하면 현재 평균 월세가격은 그리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조만간 외국처럼 소득의 30%를 월세로 지출하게 될 겁니다.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면 당연히 다른 소비들이 줄어들어 경제에도 부담이 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두 번째는 주거 안정이 심각하게 훼손될 겁니다. 주거복지의 시작은 주거 안정입니다. 주거 안정은 현 거주지에서 오랫동안 삶을 유지하는 겁니다. 자기 집에 거주하는 집주인들에 비해 임차인들은 주거 기간은 짧습니다. 이중 전세의 경우에는 내 집 마련으로 넘어가는 비중이 50%가 넘기 때문에 짧은 주거 기간이 오히려 자산 축적에는 도움이 됩니다. 반면 월세의 경우 4년 거주하기도 쉽지 않으며 계속 주거지를 옮기게 됩니다. 월세에서 내 집 마련으로 넘어가는 비중이 10%가 되지 않기에 하루빨리 전세로 넘어가야 하지만 지금과 같은 대출 규제 하에서는 전세로 넘어가는 길이 거의 끊긴 상황이어서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은 전세 거주자에 비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전세대출 이자와 역전되었다고는 하지만 월세를 내면서 자산 축적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직장인들은 한 달에 100만 원을 저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평균 월세인 125만 원을 부담하게 되면 자산은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들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서울 외곽지역의 월세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멀어질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적극적으로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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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미국의 렌트비(월세)가 평균 14%, 대도시 10곳은 무려 30% 이상 대폭 인상됐다고 합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로스엔젤레스는 10%가 올라 평균 렌트비는 3,394달러(약 410만 원)에 이릅니다. 안타까운 점은 렌트비는 한번 오르면 거의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펜데믹 이후 급등하는 물가 오름세를 장가화시킬 우려가 큽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지원이 엄청난 미국마저도 무주택자는 렌트비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월세입자들의 어려움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본격적인 월세 시대로 인해 경제는 부담을 느낄 것이며 무주택자들의 주거 사다리는 계속 없어질 겁니다. 현재도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는 탈서울 인구가 늘고 있지만 월세 시대는 이런 현상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성큼 다가온 월세시대, 얼마만큼 가혹한 미래가 기다릴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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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가격 38개월 연속 상승…금리 상승 여파

전세는 공급 우위 지속…8월 전세수급지수 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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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도 '역전세난' 조짐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되며 전월세 시장까지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총 5만5천114건으로 한달 전보다 8.0% 증가했다. 사진은 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2022.8.29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지난 8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월세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높으면 반대로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며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세입자들이 늘었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월 환산이율인 전월세전환율(7월 4.26%)이 높아지면서 임차인들도 월세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수요가 많다 보니 월세도 오르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8월 0.25% 떨어지며 2019년 4월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월세는 8월 0.12% 상승하며 2019년 7월 이후 3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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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6.19

월세 유형 중에서도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순수월세 상승세가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순수월세는 8월 0.26% 올랐지만,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상승 폭은 0.2%로 좀 더 좁았다.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 초과)는 0.03% 떨어졌다.

권역별로는 강북·동대문·성북 등 서울 동북권의 순수월세 상승률이 0.45%로 가장 높았다.

부동산원은 전월세 전환율 상승으로 월세가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월세의 방향성은 전세가격 하락폭과 전월세 전환율 상승 폭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봤다.

이종배 의원은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역전세난과 월세 난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문재인 정부에서 시장 가격 조절 기능에 개입한 제도들을 손봐 임차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서울 아파트 전세 및 월세 수급지수

% 2022.1 2022.2 2022.3 2022.4 2022.5 2022.6 2022.7 2022.8
전세 91.9 89.6 90.6 93.6 94.4 94.2 91.3 87.7
월세 98.6 97.5 97.3 96.7 98.3 99.5 98.3 100.1

※ 자료 : 한국부동산원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0/09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