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공정성 차이 - hyeongpyeongseong gongjeongseong chai

공정성에 대한 정의 [1] 평가결과가 평가받아야 하는 마땅한 요인, 평가대상이 속한 특정집단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 않게 도출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 경우 지역, 문화, 학력, 가정적 배경, 성별 등에 따라서 불리하게 평가받게 된다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정성은 등(equality)과 형평(equity)의 양면을 포함하고 있다(한국교육평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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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성에 대한 정의 [2] 개인이 조직에 대한 기여에 대해 보상을 비교해서 양자간의 비율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았을 때, 공정성의 개념이 구체화된다. 기여도에 따른 보상비율이 합리적 균형을 유지할 때,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공정성은 'Fairness', 'Impartiality' 등의 개념과 달라붙는 경우이다. 

    공정성에 대한 정의 [3] 타인과의 보상비율이 같을 때를 공정한 상태로 수용하지만, 재능과 노력의 정도에 따른 보상비율의 차이를 긍정하고, 기타 외부적 요인(학력, 인맥, 지역, 성별 등)에 의해 보상비율이 차이가 날 경우에는 부정적 감정이 발생하는 성질의 나름의 기준으로 해석된다. 공정성이 경우에 따라 정의(justice)로 해석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형평성 공정성 차이 - hyeongpyeongseong gongjeongseong chai
    모든 사람이 동일하고 균등하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공정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에

    각자의 기여에 대한 타당한, 마땅하고 응분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면 대체로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10명이 나무 10그루를 베면 1그루당 10만원씩 총 100만원이 주어진다고 가정하면, 각자가 1그루씩 벌목한 후 10만원을 지급받으면 공정하다. 그런데, 누군가 2~3그루를 벌목했는데, 전체에게 100만원이 지급되고, 배당몫이 10만원씩이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쉽게 이해된다. 

    그런데, 10명의 나무꾼이 한 팀으로 벌목하는데, 누구 하나가 팔을 다쳤거나 허리를 다쳐 벌목할 수 없는 신체적 상황이고, 10그루를 벌목해야 팀에게 100만원이 주어질 경우, 나머지 9명 중 누가 또는 협동해서 1그루를 더 벌목해서 100만원을 받고 10만원씩 나누었다고 했을 때 공정하지 않다고 평가해는지에 대해서는 갈등이 생긴다. 

    다친 나무꾼은 일당을 받지 못 하는 상황이어서 나머지 나무꾼이 그 사람의 몫을 충당해서 벌목한 경우에는 기여에 따른 응당의 보상이라는 측면에 부합하지 않는다. 때문에 공정성은 때로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의도적인 불공정이 공정하게 평가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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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성은 정의, 형평, 평등과 유사한 개념을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배려', '특별한 예외인정의 필요'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주의는 공정성이 기여에 비례한 보상의 측면에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평등과 동일 유사한 보상의 측면에서 개념이 구분되는 듯 하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기여도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논의가 없는데, 기여가 동일함을 전제로 이론전개가 되었을 것이다. 

    긴급재정지원, 긴급기본소득의 지급이 소득수준의 밑에서부터 50%, 70%로 끊어서 지급되고 소득수준의 위에서 30% 내지 50%는 지급되지 않는 것은 분명 공정하지 않다. 특히 상위 %는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덜 내는 하위 %가 지급받는 현금성자산을 지급받지 못 하는 것은 분명 공정하지 못 하기 때문에 불공정한 것이다.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순히 대체로 국민들이 이를 수용하는 것은, 공정성에 '특별한 예외인정의 필요'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배려'로 인해 불공정한 상태를 공정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놓고 보면 공정성의 문제는 매우 복잡한 개념이 아닐 수 없다. 

    공정성은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을 동감하면서도 무엇이 공정한 것인지, 어떻게 구현해야 공정한 것인지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서 모호하게 변해버린다. 그리고, 공정성에 대한 개인적 판단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일부가 공정하다고 평가내려도 일부는 불공정하다고 평가내릴 수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확언하는 사람들은 아직 공정성이 무엇인지 그 실체와 본질을 진실로 깨닫지 못 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어떤 가중치를 가지고 있든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요인(인맥, 지위, 학력, 성별, 지역, 문화 등)에 의한 결과에 대해서는 한결같은 불공정성에 대한 비난을 가하는데 공통적이다. 

    오늘날 능력주의를 두고 공정이 소환되는 데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먼저 정당한 자신의 능력이 아닌 부모의 특권에 기대 저지른 부정에 대한 비판입니다. 정유라 사건,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조국 사태, 나경원 자식 사건 등이 이에 해당하죠. 일부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기득권을 이용해 사회적 지위 획득에 개입했다는 논란은 현 사회 능력주의의 공정성에 물음을 던졌습니다.

    능력주의를 근거로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 일명 '인국공' 사태인데요.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 일부에 대해 정규직 고용 전환 의사를 밝혔다가 정규직 노조 및 취준생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산 사건입니다.

    반발의 요점은 시험을 통해 능력을 검증받아야 정규직이라는 안정적 노동 조건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애써 시험 치르고 들어오는 정규직에겐 불공정한 처사라는 거죠. 그러나 그간 현장에서 일한 경험 역시 마땅히 인정받을 노력이고 능력이라는 의견이 맞섰습니다. 지금도 갈등은 완전히 봉합되지 못한 상태인데요. 이처럼 능력을 둘러싼 공정성에 대한 해석은 오늘날 중요히 떠오르는 동시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대상

    능력주의가 공정하려면

    능력주의는 분배적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재화가 한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두루 배분하는 일이기에 능력주의는 공정성을 전제로 합니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의 추천 글을 쓴 문용린 서울대 명예교수는 능력주의 신화가 다음 세 가지 명제로 이뤄진다고 말합니다.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며, 능력에 따라 성과를 배분한다.

    <능력주의는 허구다>의 저자인 스티븐 J. 맥나미와 로버트 K. 밀러 주니어는 능력주의의 논리에 대해 이렇게 정리합니다.

    누구에게도 차별적 특혜를 주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며, 타고난 계층 배경이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오로지 개인의 능력에 따라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결국 능력주의가 공정하게 작동하기 위한 핵심은 기회의 공평한 제공과 '능력'에 따른 보상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담 과연 기회는 공평히 제공되는지, 능력에 따른 보상의 형평성은 어떤지 살펴볼까요.

    내용

    능력이라는 필터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지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함을 의미합니다. '스타트 라인'이 같냐는 거죠.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은 각자 축적한 부에 따라 다릅니다. 가정환경이나 재정에 따라 좋은 학군에서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공부에 전념할 수도 있고 일과 병행해야 할 수도 있죠. 결국 같은 능력(노력)을 기울여도 성취는 차이를 보입니다.

    형평성 공정성 차이 - hyeongpyeongseong gongjeongseong chai

    과거 신분제 사회와 달리 계층 이동성은 열려 있지만, 부모의 사회경제적 계층과 지위가 세습되는 점은 유사합니다. 인생의 출발점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그만큼 개인의 능력이 이를 상회하기란 쉽지 않죠. 실제로 지난해 서울대 입학 신입생의 62.9%는 소득분위 9분위 이상 고소득 가정이 차지한 바 있습니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환경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죠.

    성공은 (개인) 능력만으로 이뤄지나

    명문대에 입학할 정도로 뛰어난 학업 성취를 이루려면 분명 본인의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사례처럼 사교육의 기회나 물질적 뒷받침 등 역시 큰 영향을 미칩니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지능도 다릅니다. 그러므로 명문대에 입학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그 결과를 오롯이 개인의 노력 결과로 환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꼭 학업뿐만은 아닙니다.

    능력 외 요인들, 타고나거나 우연적이거나

    성공은 능력만이 아니라 우연한 요소, '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누가 최종적으로 무얼 갖느냐의 문제에서 능력은 수많은 영향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능력과는 상관없는 '비능력적' 요인들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 능력적 요인(merit factor): 타고난 재능, 성실함, 올바른 태도, 자질 등
    • 비능력적 요인(nonmerit factor): 부모의 재화,사회·문화적 배경 및 자본, 우수한 교육의 제공 여부, 갖가지 운, 사회적 제도, 태어난 시기 등
    개인이 어찌할 수 없거나

    이들은 능력과 공존하면서 능력이 미치는 영향력을 약화시키거나 아예 억압하기도 합니다. 부모로부터 지원받는 부나 교육, 문화적 환경 등이 개인 능력의 영향력을 줄인다면, 당대 사회가 지닌 구조나 특징에 따라 능력의 평가나 발휘도 달라지죠. 능력 역시 사회적 뒷받침 아래 발현되고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마치 비인기 종목 선수가 인기 종목 선수 이상으로 노력해도 사회적 보상이 적은 것처럼요. 또한 대기업 중심 경제 시스템에서 자영업자가 자수성가하기 힘든 것처럼 개인을 압도하는 비능력적 요인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능력에서 배제되거나

    차별의 문제도 있습니다. 차별은 위에서 언급한 비능력적 요인, 대개 태생적으로 주어지는 속성을 근거로 교육이나 일자리와 같은 사회적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게 합니다. 성별, 계급, 인종, 국적, 나이, 장애, 질병 등에 따라 '능력 있음'과 '능력 없음'을 규정하고 개인의 권리와 실존을 제약하기도 하죠.

    무서운 것은 차별의 반복이 가져오는 효과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차별이 고착화될수록 그 정도는 심해지고 불평등은 심해집니다. 차별 때문에 능력을 발현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은 결국 정말로 능력이 저해되고 사회적 보상에서 멀어지기에 이릅니다.

    똑똑! 비능력적 요인이 개인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 속 모습에 관해 쉬운 이해를 돕는 이 만화를 추천해요.

    예시

    빈곤가정 아동일수록 인지 손상 나타난다

    도서 <불평등 트라우마>(2019)에는 빈곤가정 아동들의 낮은 능력 수준이 가정환경의 영향임을 드러낸 연구가 소개됩니다. 생후 5개월부터 4살까지 고소득, 중간소득, 저소득 가정 아동들의 뇌를 MRI 스캐너를 이용해 일곱 차례에 걸쳐 촬영한 것인데요. 처음 생후 5개월에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4살에 이르자 인지 및 정보 처리 및 행동 조절에 관여하는 회백질의 부피가 빈곤가정 아동에게서 약 10% 줄어들었음이 발견됩니다. 스트레스와 정신적 자극의 결여가 인지발달에 악영향을 준 것이죠.

    키워드

    매슬로의 욕구 이론

    그런가 하면 도서 <능력주의는 허구다>에선 환경과 태도 간의 상관성을 상황 중심적으로 바라본 시각이 눈에 띕니다. 성공에는 흔히 지능과 같은 인지적 요인 외에도 개인의 태도나 행동 특성 역시 관련 깊다고 여겨지는데요. 이 때문에 과거 태도와 성취 가능성을 엮어 빈곤 문화(culture of poverty)가 연구되기도 했습니다. 요점은 '빈곤이 문제적 태도를 만드는가, 문제적 태도가 빈곤을 만드는가'인데요.

    오늘날에는 그들이 처한 비능력적 요인이 능력을 구현하는 태도를 가로막는 것으로 보고 빈곤 문화 이론은 맹비난을 받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야망을 갖지 못하는 것은 동기가 없어서라기보다 제한적인 기회 안에서 삶을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거죠.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사고는 빈곤의 원인이 아니라 빈곤의 결과라는 겁니다.

    형평성 공정성 차이 - hyeongpyeongseong gongjeongseong chai

    이는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그 유명한 욕구 이론과도 일치합니다. 그의 이론은 인간의 욕구가 단계별로 발전함을 나타내는데요. 음식, 옷, 주거 등 기본적 욕구에서 시작해 점점 상위 단계로 발전합니다. 즉 하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자아실현과 같은 상위 단계에 대한 욕망은 갖기 힘들다는 거죠. 능력이 발현되는 상황도 조건별로 차등이 있을 수 있음을 인간의 본성과 함께 파악한 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