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 향기 마케팅 - leoswi hyang-gi maketing

마음을 사로잡는 향기 마케팅

입력2020-07-13 09:17:57 수정 2020.07.13 09:17:57 양서희 썸데이 기자단

화장품 매장 '러쉬', 추어탕 음식점 '청담추어정'

향기를 활용해 소비자 구매 유도

혹시 어떤 향기를 맡고 예전에 있었던 추억이나 함께했던 사람이 떠올랐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후각은 아주 예민한 감각으로, 잊고 있었던 기억을 불러일으키거나 우리의 기분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의 신체와 관련이 되어 있는데요, 콧속에 있는 신경세포는 우리의 감정,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으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전에 뿌렸던 향수 냄새를 맡으며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특정한 냄새를 맡으면 누군가가 생각해내는 것입니다.

향기마케팅이란?

중요한 후각을 이용해 향기마케팅을 하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거나 특정 향과 브랜드를 연관시키기 쉬워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향기마케팅은 1949년 일본의 한 비누회사에서 비누를 광고할 때 신문지에 비누 향을 입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호텔, 서점, 병원 등 산업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스메틱 브랜드의 ‘러쉬(LUSH)’는 다른 코스메틱 브랜드와 다르게 연예인을 모델로 한 광고, 정기적인 세일 없이도 브랜드 이미지를 굳건히 다졌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성립의 비결은 ‘러쉬 냄새’에 있습니다. 매장에서 러쉬의 입욕제를 시현함으로써 나는 입욕제 향이 러쉬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소비자들은 쇼핑몰에서 다른 일을 하더라도 입욕제 향이 나면 근처에 러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러쉬는 러쉬 매장의 특정한 냄새를 이용해 ‘러쉬 냄새나는 콘서트’를 매년 개최하는 등 연관된 마케팅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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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사진=러쉬 공식홈페이지
소비자의 소비를 유도하는 향기마케팅

향기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행동 변화도 이끌 수 있습니다. 동아대학교 정익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향기가 있는 조건에 있던 소비자는 향기가 없는 조건에 있던 소비자보다 레스토랑에 대해 더 좋은 태도와 행동을 취합니다. 향기가 있는 조건의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더 오랜 시간 레스토랑에 머무르는 것으로, 외식업장에서도 향기마케팅이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죠.

외식업 사례로는 추어탕과 단팥빵을 판매하는 청담추어정이 있습니다. 추어탕과 단팥빵의 조합이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빵을 굽는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는 소비자들이 식사 전 대기 시간과 식사 후 식당을 나갈 때 단팥빵을 사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고소한 빵 냄새는 소비자를 사로잡아 현재 빵 매출만 월 4000~6000만 원으로, 업장의 매출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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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추어정. /사진=청담추어정 공식 홍보영상 캡쳐

그리고 빵 냄새는 사람들을 더욱 친절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듭니다. 프랑스 남부 브리타뉴 대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빵 냄새가 나는 경우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기꺼이 도움을 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이를 청담추어정의 사례에 대입해보면 빵 냄새는 빵 매출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식당에서 겪은 모든 서비스를 우호적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높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향기마케팅은 소비자의 직관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유의할 점 또한 있습니다. 향에 민감한 제품인 음식을 다루는 외식업의 경우 음식보다 향이 더 강하다면, 소비자는 오히려 향기마케팅에 반감을 가지고, 업장에 대한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향기마케팅은 소비자가 반감을 가지지 않는 선에서 은은한 향기로 해야 하고, 향수 냄새처럼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나뉠 수 있는 향은 피하고, 빵 냄새, 피톤치드 냄새와 같이 전반적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까지 향기마케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향기마케팅은 1950년경 시작되었으나 고객이 매장 전체에 대한 느낌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감성마케팅이 중요 마케팅 방안으로 떠오른 후 다시 주목받고 있는 중요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중 하나입니다. 병원, 호텔, 식당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향기마케팅을 활용해 오늘 내 업장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은 어떨까요?

/양서희 썸데이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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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 향기 마케팅 - leoswi hyang-gi maketing
러쉬(LUSH)제품들이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진열되어 있다 (사진=러쉬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후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예민한 감각으로 후각 마케팅은 늘 소비자 가까이 존재하며 꾸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기마케팅이란 소비자들의 후각을 직접 자극해 구매행동으로 연결시키는 판매촉진 마케팅의 한 분야로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브랜드 및 제품의 정체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제품에 향기, 인공 '빵·커피향' 더하기

기업들은 향을 직접적으로 제품이나 매장에 입혀 고객의 소비욕을 자극시켜 소비자에게 자사의 제품과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있다.

러쉬(LUSH)는 1995년에 영국에서 설립한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로, 러쉬 매장에 들어서면 제품의 화려한 색채와 강렬한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비누, 입욕제와 같은 고제제품들이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러쉬의 강렬한 향은 매장 안 뿐만아니라 매장 밖에도 퍼져 지나가는 사람들도 제품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러쉬의 '향기 마케팅'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드리는 가장 긍정적인 역할로 작용하며,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기여했다.

미국의 의류업체인 '애버크롬비 앤 피치'는 2000년대 초반부터 '향기 마케팅'을 펼치며 천장에 분사기를 설치해 자사의 남성 시그니처향인 '피어스'를 매장에 분사하기도 했다. 이는 손님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구매욕구 상승으로 실제 매출 증대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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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6층의 한 매장에서 향기나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요즘은 전자 제품에도 향기를 더하고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에 향 캡슐을 넣어 음악과 향기를 동시에 전하는 향기나는 블루투스 스피커 등도 나오고 있다.

또 제과점을 지나다보면 진한 빵굽는 냄새가 소비자들을 매장안으로 이끈다. 이는 매장 밖에서도 빵굽는 냄새가 나도록 일부 제과점에서는 거리를 지나는 잠재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인공 빵 향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같은 인공향은 커피나 쵸컬릿 전문점, 팝콘 등의 향을 강하게 하는 데 쓰인다.

공간 향기..호텔,전시관,도서관 등

고객의 편안함을 위해 호텔이라는 공간에 자연의 향을 제공하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선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호텔 '더플라자'는 유칼립투스 향이,제주 서귀포시의 '하얏트 리젠시 제주'는 은은한 '골든 밤부' 향 등으로 투숙객들을 사로잡는다.

메가박스는 프리미엄 상영관 '더 부티크'에 시그니처 향을 개발했다. 향긋한 시트러스 향과 따뜻한 스파이시 향에 럭셔리하면서 묵직한 우디 향을 더했다. 영화를 보고 그 때의 행복한 기억의 향으로 다시 영화관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의 명화 테마파크 '라뜰리에'는 전시관마다 각기 다른 향을 제공한다. '화가의 아뜰리에'에서는 물감 냄새가 나는 '워터컬러' 향을, '모네의 정원'에선 연못 정취를 자아내는 '오리엔탈 로터스' 향과 '레인 포레스트' 향이 동시에 난다. '밤의 카페테라스'에선 와인의 향을 품은 '미드나잇 인 파리' 향이 노천카페의 분위기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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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테마파크 '라뜰리에(L'atelier)' 향기마케팅 (사진=뉴시스)

또 이마트 키즈 라이브러리 부산 북구관에는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곳곳에 새콤 달콤한 '키즈 라즈베리'향이 발향된다. 아이들이 책을 가깝게 접할 수 있게 하고 도서관을 즐겁고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조향했다.

항공사도 향기 마케팅을 도입했다.중국 남방항공은 항공사 라운지와 기내에 마린 향기를 사용해 승객들이 쾌적한 기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 제작된 향기 펄프지를 화장실과 좌석 곳곳에 배치해 기내 전체에 은은하고 균일한 향기가 퍼지도록 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헬스장과 다이어트 관련 매장은 식욕을 억제하는 향을, 키즈카페와 병원 등은 상쾌한 느낌을 주는 향을 주로 배치한다. 이외 자동차 매장, 미술관, 패션쇼, 스포츠, 마술 공연 등 다양한 공간에도 향기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향기 업체들은 많은 매장과 공간에서 향기 마케팅을 한다고 일부러 알리지는 않는다. 이는 향기가 나는지 모른다고 생각할 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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