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재미 없는 이유 - nai deulsulog jaemi eobsneun iyu

어제 아울렛매장갔다가 우리애랑 저녁먹는데 푸드코트에 어린애들이랑 애엄마들이 들어오더라구요..애들한테 지쳐버린 영혼빠진 얼굴과 분명 나올땐 코트랑 차려입었을건데 뭔가 정신없어 보이는 모습보니 제 과거 모습이 보이더라구요.그 나이면 30대 중반정도 되었을거라 추측컨데..전 그때가 삶의 낙이 없었거든요..오로지 애위주로 선택하고 다녔던 그때는 삶의 낙이 없었어요..물론 애들의 귀여운짓으로 행복했지만 제 자신만 놓고보면 참 낙없는 삶이였죠.차라리 지금 40대를 지나고 있는 이 시기가 차라리 낙은 있어요..적어도 내가 왜 사는지에 대한 생각이라도 하니깐요..애가 직장다니고 그럴때 전 아마 오십대가 되겠죠.그땐 애 먹는것도 신경안써도 되니..오로지 나한테만 집중할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그땐 제대로 낙이 뭔지 생각할수 있을것 같네요

  • 30. ---

    '17.1.22 5:02 PM (119.201.xxx.47)

    50대 중반인데 아직 바빠요

    자식들도 독립은 했지만 아직 소소하게 손이 가고...

    금전적으로도 월급이 너무 쥐꼬리라 보태줘야하거든요

    아직도 이리뛰고 저리 뛰고...

    밤엔 드라마도 보고 주말엔 별식 만들어 행복하게 마주 앉아 먹고요

    나이 들었다고 다들 시들한 삶들 못사네요

    제 주위에 사오십대들 아직 다들 바쁘게 사시네요

  • 31. ....

    '17.1.22 5:06 PM (1.236.xxx.107)

    나이가 몇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할때 즐겁죠
    소소한 취미라도요

  • 32. 돈과 건강 시간만 있으면

    '17.1.22 5:27 PM (121.162.xxx.87)

    그 나이대 아니라 언제든 재밋거리는 넘쳐 나지요.
    죽기 전에 뉴욕에 한 번 여행으로 가보고 싶지만 현재로선 갈만한 건강은 있어도 돈도
    시간도 없는 나로서는 재밌는 거 못하죠.
    돈과 시간, 건강만 있으면 60대라도 즐겁고 70대라도 즐겁겠어요.
    지금은 돈 버느라 시간이 없고 그러다 돈 버느라 힘들면 이젠 건강이 없을테고 그땐 또 시간은 있겠죠.
    아니면 돈 안벌고 시간과 안 힘들어서 건강 있으면 돈 없어서 내가 하고 싶은 재밌는 거는 못하고

  • 33. 오십대

    '17.1.22 5:29 PM (218.148.xxx.151)

    얼마 안있으면 오십대라 우울했는데 댓글들 보니 밝아지네요 무엇보다 어느정도 애들한테서 벗어날 거 생각하니 기쁘네요 요즘은 대학가도 끝이 없게 지켜본다지만 그래도 중고등때보단 나으리라 기대해요 ^^

  • 34. 맞아요

    '17.1.22 5:34 PM (1.236.xxx.107)

    애들 어느정도 키워놔서
    경제적 여유있으면 즐길거리 많고 재밌게 지낼수 있어요
    돈있어도 애들 어리면 좀 덜 자유롭잖아요
    돈과 건강있으면 나이는 별로 제약이 안되는거 같아요
    배우고 여행가고 공연 전시 쇼핑 운동....

  • 35. 오늘

    '17.1.22 5:46 PM (211.215.xxx.158)

    저는 오십되던 해에 바로 일년 아기키워주는 봉사했어요. 엄청 힘들었지만 그때 아니면 못할듯해서 했습니다. 일년 지난다음해부터 트레킹, 배낭여행, 또 가보기 힘든 나라들 답사로 한 7-8년보내고 지금은 강의 듣기, 또 각종현안 촛불집회등등 참여, 또 음악회 정기적으로가기 책읽기 영화보기 등으로 시간보내고 있습니다. 친구들 만나 수다 떨기는 잘 안합니다. 늙어가는 모습이 천차 만별이라 재미가 없어서요.자식은 각자 살고 우리부부가 개키우며 개도 우리에게 달린 생명인지라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해주려 엄청 노력합니다.

  • 36. 50대는

    '17.1.22 6:37 PM (211.218.xxx.110)

    젊은 시절 어떻게 시간을 보냈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친구들 보니 별다른 취미 없이 건조하게 살았던 사람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매우 힘들어 보여요~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내공이 있어야 하니까요~ 시간 날때 책읽는 취미, 영화보기, 운동 등 습관을 들이면 은퇴 후에 정말 큰 자산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상당수 공감하는 정서이기도 합니다.

    특히 친구들과 만났을 때

    재미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들이 참으로 많은데...

    20대 초반때 친구들과 놀때와 30대 초중반 이후

    친구와 노는건 정말로 많은 차이가 있죠.

    호주머니에 달랑 돈 몇 천원 가지고도 재밌고

    지루하지 않게 놀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한도 넉넉한 카드와 가득찬 캐쉬로

    돼지처럼 뚱뚱한 지갑을 들고 나가도...

    한없이 지루하고. 일찍이 집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고.

    씁쓸한 뒷 맛이 남는 술 자리만 늘어나죠.

    생각해보면 20대 초반때는 다들 근거없는 희망에

    가득차서 조금씩은 들뜬채로 살아갔던 것 같은

    희미한 기억이 납니다.

    현실이 얼마나 가훅한지 모르고,

    쉽지 않을것을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풍파를 헤쳐나갈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도

    뭔가 잘될 것 같고.

    30살이 되면 뭐가 되어도 되어있을 것 같고

    30살이 오지 않았으면 하면서도

    찌질한 지금과는 다른 근사한 미래가

    얼른 다가와줬으면 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그 시절에는 누구나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고

    지금보다 나아진 미래가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10넌의 세월이 흘러 30대 초중반을 넘은 지금

    다시 만난 친구들은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지 않더군요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세월이 스스로에 대해

    냉혹한 견적서를 발부 해버렸거든요.

    내 능력으로 얻어낼수있는 성취.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과 그 역사를 토대로

    예측되는 앞으로 얻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수치.

    사회에서 생활인으로 구르면서 계산이 끝나버린

    들어오고. 나가고. 모두 다 제하고

    내 손에 떨어지는 진짜배기들.

    이 시점에서 다들 깨달은 겁니다.

    내 인생에서 뒤통수를 때려버리는

    강력한 반전은 기대하기 힘들겠구나.

    그 순간부터 인생이 한없이 진짜 재미 없어지는 거죠.

    희망과 꿈울 안주로 삼기에는

    상상력 제한을 걸어버릴만한 명백한 근거가

    너무 오래도록 많이 쌓여있거든요.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재미없어집니다.

    발전적인 화제가 안 나오거든요.

    미래보다는 좋았던 시절...

    아무것도 없었지만 꿈과 희망만으로

    즐거웠던 시절을 꺼내서 추억팔이를 합니다.

    그것도 곧 지겨워지죠.

    꽃노래도 2절부터는 지겹거든요.

    팔아볼만한 추억이 다 떨어지고

    한탄과 징징거림이 이어집니다.

    공감과 성토가 이어지지만

    이것도 훙미를 오래 붙들어놓진 못하죠.

    남자는 여자와 달리 공감만으로

    내적 갈증을 채울수있는 존재가 아니거든요.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쓸쓸합니다.

    내가 변한 것인가.

    친구들이 변한것인가..

    아니면 세상과 세월이 여기까지 오게 한건가...

    집에 가서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틉니다.

    술자리에서 생겨난 공허감을 메우려고 안간힘을 쓰죠.

    어느 순간 의자에 철퍼덕 앉아 코딱지나 파면서

    집중을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껍데기만 다를 뿐 다 거기서 거기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오랜시간동안 너무 많은 작품을 접하고

    경험한 겁니다.

    작품의 큼직한 줄기나 클리셰들은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잘 팔리는

    패턴 위주로 분석되고 고착화 되었기 때문에

    종내에는 비슷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결국 설정이나 디테일로

    차별화를 두는 스타일이 많아지고

    초기에는 이건 못 본거네 참신해! 하고 집어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되는거죠.

    결국 똑같네 이거도...

    뭘 해도 새롭지가 않은 겁니다.

    몇십년의 세월동안 너무 많은걸

    보고. 듣고. 겪었고 해봤기 때문이죠.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은 힘들고 지겹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지루하고

    의미있는 가치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뭘 해도 다 해본 것. 먹어본 것 같고

    잠시 새로운걸 찾았다 싶어도

    예전에 겪었던 걸 미세하게 변형한

    비전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나 자신도 새롭지 않죠.

    몸은 아직 젊은이의 것인데 열정과 흥미는

    젊은이의 그것이 아닌 것이죠.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아직 10대다! 라고

    얘기하는 건 거짓말입니다.

    열정과 호기심은 10대의 그것과는 비할바가 못됩니다.

    몸보다 마음이 2배 3배는 더 늙어버린건데

    스스로 자각을 못할 뿐이죠.

    삶의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몸보다 마음의 성기가

    더 급속하게 제 기능을 잃어가는 기분이랄까요...?

    드물게 가지는 술자리에서

    '왕년에 올 이야기하는 분들을 참 많이 봅니다.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시절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죠.

    아무도 '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당연히 더 없구요.

    저 분들은 자신의 '현실'이 불편한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과거. 과거. 과거. 끝없는 과거의 연.

    관찰해보니 사회적으로 어지간히

    잘나가지 않는 사람 아니고서는

    ‘현실‘을 어필하는 사람은 참 드물더군요.

    제 눈에 비치는 사람들은 추억의 책갈피 속에

    머무른채 영영 그곳에 맴도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눈을 돌려 스스로를 봅니다.

    열정과 영혼은 세윌의 격류속에서

    퇴색되고 풍화되었고

    무엇을 시작하든. 체험하든

    어린시절의 반짝이는 호기심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시큰둥한 태도를 취하는 일이 더 잦겠죠.

    단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왕년'보다는 '현실'을 더 많이. 자주 생각하고

    시큰둥하다면 그저 시큰둥한 채로도

    '미래'를 꿈꾸고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