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주 출혈 - imsin 7ju chulhyeol

임신 7주 출혈 - imsin 7ju chulhyeol
박현수 시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부부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반가운 아기천사를 마주한 기쁨도 잠시, 임신 초기에는 일상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조심스럽다. 자연유산의 80% 가량이 임신 12주 내에 일어나는 만큼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임신 초기엔 소변을 볼 때나 속옷에 혈액이 비치면 바로 병원에 방문해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통계적으로 산모 4명 중 1명 꼴로 임신 20주 이전에 출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중에서 절반은 자연유산을 경험한다고 확인이 된다. 출혈을 겪더라도 유산이 되지 않고 임신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저체중아, 조산 등의 가능성이 있어 임신초기에 출혈이 발생하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임신 초기 출혈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착상혈’인데, 이는 수정란이 자궁 내벽을 침입하면서 착상을 하는 과정에서 출혈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배란 후 1~2주 사이에 일어나 생리예정일과 겹치기도 하는데, 생리보다는 출혈량이 적고 기간도 짧다. 소변을 볼 때 묻어 나오거나, 갈색혈의 특징을 띄며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출혈량이 많지 않고 복통이 동반되지 않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융모막하혈종도 임신 초기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임신이 진행되면서 융모가 태반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궁내막 혈관에 상처를 입히면서 출혈을 야기하고 혈종을 형성시킬 수 있다. 작은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초음파로 경과관찰을 하다가 출혈량이 늘면 혈종이 커져 유산이나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정란이 자궁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나팔관이나 난소에 착상이 되는 자궁외임신도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나팔관은 비좁기 때문에 이곳에서 수정란이 성장을 하면 출혈과 통증을 일으킨다. 신속히 치료를 하지 않으면 나팔관이 파열돼 심한 통증, 과다출혈로 이어지는 응급질환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임신 초기 출혈이 발생하게 되면 유산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유산은 절박유산, 불가피유산, 계류유산, 완전유산, 불완전유산으로 나뉜다. 절박유산은 임신 20주 이전에 자궁경부가 닫혀 있는데도 분비물이나 출혈이 발생하는 것이며, 절박유산은 경미한 질 출혈이 수일에서 수주간 지속되다가 약 절반이 유산을 하게 된다. 계류유산은 아기가 보이지 않거나, 보이더라도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을 말한다. 초음파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예측하기 어렵다.

그 밖에 질염, 자궁 경부가 약해져 미란이 발생한 경우, 자궁경부용종, 자궁내막용종, 자궁근종 등을 비롯해 융모가 자궁내강을 채우는 포상기태(포도송이기태)의 경우에도 출혈과 복통이 동반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유산을 예방하고 태아와 함께 건강한 임신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임신 전이나 임신초기 산전검사를 통해 갑상선 질환, 당뇨, 고혈압 등의 내과적 질환을 비롯하여 자가면역질환, 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등 면역질학적 질환 유무를 파악해 미리 치료해야 한다. 유산기가 있거나 절박유산을 진단받았다면 활동량을 줄이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술, 담배 등은 산모와 태아에게 좋지 않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만큼 금주와 금연도 필수이다.

[박현수 시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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