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미래&과학미래 대체육 ‘유니콘’의 탄생…2020년 세포농장 고기가 온다등록 :2019-05-20 05:59수정 :2019-05-20 10:51 [곽노필의 미래창] 식물육, 맛·가격 경쟁력 거의 갖춰 친환경·건강·생명 가치 앞세워 미국 임파서블푸드의 식물 대체육 공장. 유튜브 갈무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열렬한 대체육 옹호자다. 대규모 축산업이 야기하는 환경 파괴를 줄이려면 대체육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에서다. 개발업체에 직접 투자도 했다. 지난 2월 그는 미국의 과학기술언론 의 부탁을 받고 ‘2019년 10대 유망기술’을 선정했다. 그 중 하나가 ‘고기 아닌 고기’ 대체육이었다. 두달여 뒤인 5월2일 뉴욕 주식시장에선 하나의 사건이라 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이날 나스닥에 상장한 식물기반 대체육 제조업체 비욘드미트였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2.6배로 뛰었다. 단숨에 시가총액이 38억달러(4조5천억원)로 불어났다. 초대형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상장기업이 탄생한 것. 이날 비욘드미트의 주가 행진은 2000년대 들어 가장 화려한 나스닥 신고식으로 평가된다. 10여일 뒤, 이번엔 또 다른 식물 대체육 업체 임파서블푸드가 장외에서 3억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임파서블푸드의 기업가치도 20억달러(2조3천억원)에 이르게 됐다.비욘드미트의 식물 대체육 제품들. 왼쪽부터 버거, 소시지, 크럼블. 비욘드미트 제공 2013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배양육 버거 패티의 요리전 모습. 모사미트 제공 대체육이 성공하려면 품질과 가격, 그리고 식습관의 벽을 넘어야 한다. 일단 맛에선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많다. 임파서블 푸드는 자체 조사 결과 임파서블 버거 맛을 본 사람의 90%가 진짜 고기로 생각한다고 강조한다. 가격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버거킹에 공급하는 임파서블 와퍼의 가격은 일반 와퍼보다 1달러 더 높은 정도다. 배양육은 아직 제조비용이 꽤 많이 든다. 모사미트의 버거 패티는 한 장에 500유로(66만원)다. 2013년 첫 배양육 버거 생산비가 25만유로(3억2700만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다. 하지만 일반 버거와 경쟁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모사미트는 2021년 시판 때까지 1개당 10달러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배양육 생산비의 80%를 차지하는 소태아혈청(배양액)을 대체할 저렴한 물질을 개발하는 게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다. 식습관 문제는 장담하기 어렵다. 식습관과 고정관념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개인의 식습관 뒤에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식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대체식품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소비한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이 얼마나 공유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멤피스미트의 배양육 치킨과 알레프팜스의 배양육 스테이크. 각 회사 웹사이트 대체육의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들은 두유의 성공 사례를 근거로 든다. 미국의 경우 두유는 전통 우유시장의 13%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 벤처투자가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식물고기 1세대는 철학적 이유로 동물단백질을 거부한 채식주의자들을 겨냥한 것이었고, 2세대는 여기에 맛과 향을 더했는데, 지금의 3세대는 대체육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질이 좋아졌다”며 “우리는 고기와 비슷한 식물성 단백질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시작 단계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내놨다. 대체육의 문은 식물육이 열었지만 마무리는 배양육의 몫이다. 배양육 연구는 세포농업이라는 전혀 새로운 미래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한 해 3조원어치를 들여오는 세계 4위 소고기 수입국 한국은 배양육 연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식물육도 걸음마를 뗀 정도다. 올 들어 동원에프앤비(F&B)가 비욘드미트 버거를 들여오고, 롯데푸드가 닭고기 맛의 식물육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만들어가는 단계다. 미국발 대체육 유니콘 기업의 탄생은 대체육이 식품시장에서 주류로 진입하는 문을 두드렸음을 뜻한다. 그런 면에서 2019년은 식품산업의 새 지평이 열릴 수 있는 해다. 미래 식량을 발굴한다는 사명감과 도전 정신에 충만한 연구자와 투자자의 등장을 고대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진실을 후원해주세요 용기를 가지고 끈질기게 기사를 쓰겠습니다. 광고광고광고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한겨레와 친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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